토크콘서트, 인문학·취업 특강, 바자회 눈길
  • ▲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 시즌2' 행사가 진행됐다. 국민대는 '술 없는 대학축제'를 마련하고, 구성원의 연구 성과 등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뉴데일리DB
    ▲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 시즌2' 행사가 진행됐다. 국민대는 '술 없는 대학축제'를 마련하고, 구성원의 연구 성과 등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뉴데일리DB
    대학 축제 현장에서 주류 판매가 사실상 금지됐지만, 특강·문화 행사 등이 잇따르면서 새로운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주류 구매 대행 등의 편법이 등장함에 따라 '술 없는 축제'가 자리 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달 초 교육부는 각 대학에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대학 축제 기간 주류 판매업 면허를 받지 않은 학생이 주류를 판매할 경우 벌금 등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사항이 전달됐다.

    국세청 협조 요청으로 교육부가 나서면서 학생회 등에서 운영하는 대학주점에서 주류 판매는 사실상 금지됐고, '대학축제=음주'으로 인식하던 학생들은 반발했지만 올해 5월 행사를 마련한 대학들은 술 없는 축제를 공식화했다.

    A대학 관계자는 "주점 운영 시 판매되는 안주, 술과 관련해 주세법, 식품위생법 위반 등 우려에 주점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했었다. 공식적으로 주류 판매를 금지했고 푸드트럭 등이 음식 판매가 가능토록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 측은 "주류 판매는 금지했지만 외부에서 구입해 가져온 술은 막을 방법이 없다. 다만 학생주점에서 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조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들은 토크콘서트, 인문학·취업 특강, 바자회 등을 마련해 달라진 '대학축제' 문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광운대는 취업 준비를 위한 '커리어 페스티벌'·전문가 초청 특강·총장 소통 프로그램 등을 선보였고, 국민대에서는 가상현실(VR)·드론·로봇 등 구성원 성과를 한자리에 모은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 시즌2' 행사를 개최했다. 한성대는 축제 기간 다양한 특강과 더불어 바자회 운영을 통한 수익금을 기부하는 행사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경남대, 경인교대, 인천대 등은 '무알코올 축제'를 선언했고, 대구대는 '힐링'을 주제로 금연클리닉·절주·인권침해 예방 등의 캠페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B대학 측은 "대학축제가 끝나면 환경미화원들이 학내 청소가 힘들다고 했는데, 술 없는 행사로 수월하게 정리했다고 들었다. 주류 판매에 대한 학생들의 아쉬움이 있지만, 음주로 인식되는 대학 축제의 변화가 이뤄지는 듯 했다"고 말했다.

    음주 없는 대학 축제라고 하더라도 주류 외부에 구매 후 반입한다면 제재할 수 없다. 하지만 직접 구매해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예상했는지, 나름의 편법이 등장하기도 했다. 

    서울 광진구 S대에서는 술 판매만 안할 뿐 '주류 구매 대행'을 등장시켰고, H대 총학생회는 인근 마트와 섭외해 주류 구입이 용이하도록 했으며, 경기 K대 학생주점에서는 외부에서 구매한 주류를 차갑게 보관해주는 전략을 내세우기도 했다.

    술 없는 축제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지만, 관행으로 이어진 음주 문화가 사라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대학 측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대학축제=음주 공식이 곧바로 사라질 수 없을 듯 하다. 대학에서 이에 대한 지도와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음주 없는 대학축제에 대한 인식이 세워지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동안 술 없는 축제가 없었기에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대학별로 자체 프로그램을 선보임에 따라 변화된 대학축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