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38000억 현금 마련 촉각최정점 SK(주) 지분 가치 2조… 이미 1조 대출최회장 → SK(주) → 텔레콤·이노·스퀘어(하이닉스)비상장사 SK실트론 지분 29.4% 대안될 듯내부적으로 1조 대비책은 꾸준히 논의대법 상고 통해 시간 벌며 대응책 마련
  • ▲ 최태원 SK그룹 회장ⓒ뉴데일리DB
    ▲ 최태원 SK그룹 회장ⓒ뉴데일리DB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떨어진 1조3800억원 재산 분할 판결은 경영권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고,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막판 협의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이대로 재판이 마무리 된다면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재계 안팎의 전망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는 전날 최 회장이 노 관장과 이혼하면서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할비율은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는데 이는 재벌가 이혼 소송에서 이례적인 비율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법리만을 심의하는 대법원 판결 특성과 가사재판이 상고심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적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굳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최 회장이 지난해 SK그룹에서 급여와 배당으로 받은 돈은 600억원 가량이다. 당장 주식을 제외한 부동산 등 자산을 처분한다 해도 1조원 가량은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최악의 악재"라며 "SK 주식 지분 정리는 최후의 보루로 미뤄둘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의 핵심 자산은 SK㈜ 지분 17.73%다. 이를 통해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도 25.44%에 그쳐 지배구조가 튼튼한 편이 아니다. 삼성그룹의 지주사격인 삼성물산에서 이재용 회장의 지분율은 19.06%,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34.74%다.

    SK㈜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재벌가에서 흔히 활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미 주식가치의 절반 가량인 1조원 안팎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남은 자산 중 가장 굵직한 것은 SK실트론 지분이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회사로 최 회장의 지분(29.4%) 가치는 1조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된다. SK실트론을 상장해 지분 가치를 올려 담보대출로 활용할 수도 있고, 매각을 통해 현금확보도 가능하다.

    복잡한 경우에 수가 펼쳐진 가운데 SK그룹은 상고심까지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변호인단은 "항소심 재판부가 처음부터 이미 결론을 정해 놓은 듯 편향적이고 독단적으로 재판을 진행해 왔다"며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양 측의 이혼소송이 여기까지 오는데만 7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며 "대법원 판단도 하루아침에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