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근로자 백혈병 관련 갈등 및 지배구조 등 과감한 결단신뢰 회복 최우선 과제… "사회적책임 강화 활동 확장 관심 집중도"
  • "실타래가 꼬여도 너무 복잡하게 엉망으로 꼬였습니다. 실망한 국민들에게 죄송하고 송구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생각하면 막막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말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읽어 내려간 최후진술 내용 중 일부다. 세계 1등 기업의 리더로 인정받기 앞서 붕괴된 국민신뢰 회복을 먼저 걱정하는 부회장의 진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 부회장의 이런 발언은 실질적인 삼성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백혈병 관련 갈등, 지배구조 등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며 엉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조정위원회의 공개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시민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10년 이상 이어져 온 양측의 갈등도 봉합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중재안의 내용과 관계없이 무조건 수용한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양측은 사실상 '타결 선언'만 남겨두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중재안 수용과 관련해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년 이상 끌어오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게 아니겠냐는 반응이다. 

    이 부회장은 석방 이후 경영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삼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삼성이 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한 것도 이 같은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90여개 협력사 7000~8000여명의 직원들을 직접고용한 데 이어 노조 활동도 보장한 바 있다.

    순환출자고리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물산 주식 404만2758주(지분 2.11%)를 모두 매각하면서 남은 고리를 4개로 줄였다.

    삼성전기(2.61%)와 삼성화재(1.37%)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하게 되면 순환출자도 완전히 해소된다. 

    삼성은 순환출자 해소와 관련 구체적 시기나 방침을 정해두진 않았지만 남은 고리도 모두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삼성은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 중이다. 삼성은 보유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교육, 안전, 빈곤 등 다양한 사회 난제와 접목해 기업시민으로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사회적 책임과 의무로 보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노력에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