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과정 복기하며 결과 예측… 면세점 직원 1400여명 고용 불안 호소롯데케미칼 52주 연속 신저가, 신 회장 공백 장기화 영향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데일리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데일리
    롯데그룹 임직원들이 ‘운명의 날’을 맞이한 신동빈 회장의 석방 여부에 노심초사 하고 있다. 신 회장의 선고 결과에 따라 면세점 특허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월드타워점 직원들의 생계도 걱정하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는 이날 오후 2시30분 신동빈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롯데 임직원들은 신 회장의 선고가 임박하자, 틈틈이 재판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가슴을 졸이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를 기점으로 그동안의 재판 과정을 복기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는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가 돌려받은 70억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이로 인해 신 회장의 구속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져 재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 유통 계열사의 한 직원은 “점심·휴식시간 마다 동료들과 신동빈 회장의 재판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결과를 예측하고 있다”며 “재판결과에 따라 면세점 동료들의 생계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그동안 진행된 재판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앞서 신 회장의 항소심 결과에 따라 면세점 특허를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 인해 1400여명의 월드타워 면세점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노출돼 있다.

    이들은 지난 2015년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같은해 11월 롯데가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탈락해, 2016년 6월 월드타워점이 폐점돼 대규모 실직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당시 폐점 6개월 만에 특허 재취득에 성공해 순환휴직 중이던 인원이 업무에 복귀했지만, 2년여 만에 같은 위기에 처했다. 면세점 임직원은 신 회장과 같은 배를 탄 것이나 마찬가지다.

    월드타워점 관계자는 “총수의 선고결과에 따라 우리의 운명도 결정될 수 있다는 현실이 갑갑하다”며 “재판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할 뿐이다”고 언급했다.

    롯데케미칼 주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52주 연속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이익 하락 우려 등이 주가하락에 주요인이지만, 신 회장의 구속수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롯데 화학 계열사의 한 직원은 “롯데케미칼 주가는 신동빈 회장이 구속되기 직전까지 46만원대였지만, 지금은 25만원대로 주저앉았다”며 “총수부재로 케미칼이 진행하던 다수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역시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신 회장이 현지에 방문해 부지를 확인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건설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앞서 인도네시아 유화단지에 4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려 했다. 그러나 1년6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황 부회장의 말처럼 최종 결정권자인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투자결정이 미뤄지고 있어서다.

    한편, 롯데노동조합협의회는 최근 법원에 신동빈 회장을 석방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대가로 부정한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골자다. 아울러 내수 경기가 악화된 만큼 신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