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대책 국민 불신만 키워
  • 8일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폭발사고 현장에서 경찰관계자가 관계자 이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뉴데일리 송승근 기자
    ▲ 8일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폭발사고 현장에서 경찰관계자가 관계자 이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뉴데일리 송승근 기자
    경기도 고양시 소재 대한송유관공사 탱크 폭발 사고가 인근 공사현장 외국인 노동자가 날린 풍등에 의한 것이었다고 전해지자 국민들은 사업장 내 보안과 안전관리 실태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현장에 직접 찾아가 담당자들의 브리핑을 공동 감식 이전에 들었을 때도 앞뒤가 안 맞는 상황 설명으로 취재진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CCTV를 통해 사고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자마자 원격으로 조치를 취했다”, “직원이 직접 사고 현장에 가서 확인해보고 조치했다” 등 말이 바뀌기 일쑤였다. 

    심지어 사건 발생 다음 날인 8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 공동 감식을 통해 밝혀진 내용은 현장 직원들이 탱크 주변 잔디에 떨어진 풍등 불똥이 약 18분간 타고 있었던 것도 확인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등잔 밑은 어두웠다. 탱크 안에는 다양한 센서를 통해 사고를 예방하고 있지만, 탱크 밖 바로 옆에서 발생한 화재는 전혀 감지를 못했던 것.

    특히 국가 기간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후 특별한 조치가 없는 것은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직선거리로 약 600m에 떨어진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사업자는 유해가스가 발생되고 있다며 외출을 자제하고 주의하라는 재난 문자를 받은 것 이외에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며 2차 피해를 우려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폭발사고 원인이 밝혀진 다음 날 9일 급히 대국민 사과문을 전달하고 외부인사를 포함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안전기구’를 만들어 사업장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최고 수준의 안전설비 능력을 갖추겠다고 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는 식이다. 국민들은 전국에 산재해 있는 유류저장 시설에 대한 불신만 키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