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본사= 절대 惡?… 아쉬운 국감

[취재수첩] 핵심은 '최저임금 인상'인데 국감에선 편의점 본사 질타만…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책 無… "본사 탓만하는 국감"
"가맹점주들의 생존권 보장이라는 본연의 논제가 다뤄지길 희망"

진범용 기자 프로필보기 | 2018-10-12 11: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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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 유통부 진범용 기자. ⓒ뉴데일리DB


'거리제안', '희망폐업 지원', '최저수익 보장제'… 국정감사(이하 국감)에서 편의점 본사 직원들을 불러 국회의원들이 쏟아내는 질문이다.  어디에도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인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올해 16.4% 인상된 최저임금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되면서 다양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가맹점 위주로 진행하는 편의점의 경우 가맹점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연일 새로운 이슈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가맹 점주들이 반발하는 근본 원인은 매출은 늘지 않았는데, 인건비만 오르면서 사업을 운영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골자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풀오토 매장의 평균 인건비는 월 580만원 수준으로 이는 최저임금 6470원을 기준으로 주휴수당 및 4대 보험비를 포함한 수치다. 당시 점주 수익은 월 150만원 전후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올해 16.4%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월 인건비는 675만원으로 증가, 점주 수익은 월 50만원 수준까지 급감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 상황이 유지된 채 최저임금이 2019년도 8350원으로 오를 경우 사실상 점주 수익이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해당 연구 결과들의 핵심 내용은 "현 상황이 유지된 채"라는 전제조건이 붙어있다. 즉 이는 文 정부가 내세웠던 소득주도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문제는 소득주도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고있는 가맹점 본사들의 환경을 국감에서 편의점 본사의 탓으로만 전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우원식·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 편의점 출점거리 제한과 최저수익보장제 등 주요 편의점 가맹본사로서 최근 편의점 내 각종 불공정거래 구조의 개선에 관해 집중 질의했다.

이들의 질의 내용을 요약하면 '점주들에게 위약금을 대폭 낮춘 희망폐업 지원', 향후 자연스러운 출점제한 및 현재 점포 운영의 내실화를 위한 ‘최저수익보장제’ 실시, '본사와 점주협의회가 상호 균등한 지위 하에 자율적으로 협의하는 구조' 등이다.

해당 문제들의 경우 가맹점주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개선책이 될 순 있지만, 이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현재 가맹점주들이 정작 희망하는 내용은 보다 나은 환경의 개선책이 아니라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생존권의 개념이다.

▲올해 국정감사가 10일 막을 올렸다. 유통업계는 오너가 및 수장 등 증인 출석이 많았다. 사진은 조윤성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 대표(오른쪽)와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오른쪽세번째)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계속된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이슈로 터졌던 주휴수당과 관련한 질의도 이번 국감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다.

현재 주휴수당을 의무화한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한국, 대만, 터키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 국내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급은 이미 1만원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주 15시간 이상 근무자에게 1주일에 1일분 이상의 주휴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주 40시간 근로자를 기준으로 해당 근로자가 한 달에 일하는 시간을 약 174시간으로 보면 최저임금 기준 급여는 131만220원이 된다. 여기에 주휴수당 26만3550원(시급 7530원×월 35시간)을 포함하면 실제 급여는 157만3770원으로 상승한다.

무조건 편의점 본사만 몰아붙인다고 이번 사태가 안정화될 가능성도 적다. 올해 국내 대표 편의점 본사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1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상생기금을 이미 출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4%대였던 영업이익률도 올해 0~2%대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5대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순증 점포수 역시 전년 2831개에서 올해 42% 감소한 1631개로 줄었다. 순증 점포수란 개점 점포 수에서 폐점 점포 수를 뺀 수치를 뜻한다.

사실상 편의점 본사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상생지원금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1만개가 넘은 CU와 GS25의 경우 1곳의 점포에 10만원을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점포수가 1만개를 넘었기 때문에 본사에서 부담하는 비용은 10억원을 넘어선다.

기업의 기본 개념이 '이윤추구'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편의점 본사 탓으로만 돌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 지금의 상황은 편 가르기나 악역이 필요한 시점이 아니다. 1조원대의 상생기금을 이미 출현한 편의점 본사 역시 무조건 악(惡)이라 볼 수도 없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주들의 생존권 보장이라는 본연의 논제가 남은 국감 기간 제대로 다뤄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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