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주말 여행 증가세 지속… 토~일 일본 도쿄 여행 다녀와보니
  • ▲ 도쿄 나리타 공항.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 도쿄 나리타 공항.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편집자주] 매일 똑같은 풍경, 갑갑한 사무실을 벗어나 훌쩍 떠나는 상상. 세달도 더 남은 여행 계획을 짜며 느끼는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떠나게 되는 여행. 직장인들이 사무실 안에서 "수없이 상상한(수상한)" 여행을 떠납니다. 상상만 해왔던, 하지만 얼마든지 실제로도 가능한 '수상한 르포'가 시작됩니다.

    '올빼미 여행', '밤도깨비 여행' 등 주말 여행을 가리키는 말이 최근 다양해졌다. 각 여행업체에서는 관련 상품을 앞다퉈 내놓다보니 국가 선택의 폭 역시 넓어졌다. 가까운 일본, 홍콩 등이 가장 인기다. 이동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수도, 도쿄에 연차를 내지 않고 갈 수 있을까.

    항공권 예약부터 조금 머뭇거려진다. 비수기라고 해봐야, 최근 전반적인 여행 수요가 높아지며 과거처럼 많이 저렴하진 않다. 여행 출발 한달 전인 지난달 중순께 빨간 날이 모두 지나가고 연말이 조금 남은 지난 13일(토) 출발, 14일(일) 도착 항공권을 검색해봤다. 최저가는 할인쿠폰과 할인 카드를 모두 끌어모아 1인 30만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평일에 출발하면 20만원 선이고, 특가를 이용하면 10만원대에도 갈 수 있다보니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간도 문제였다. 조금 저렴한 항공권들은 죄다 오후 출발-오전 출발이었다. 이렇게 가면 잠만 자고 올 수밖에 없다. 이틀간에 걸쳐 무한 '클릭'을 거친 결과 13일 오전 6시20분 출발, 14일 오후 8시55분 출발 항공권 예약에 성공했다.

    호텔 예약은 더욱 쉬웠다. 1박이고, 저렴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인터넷에 검색하자 많은 숙소가 펼쳐졌다. 어렵지 않게 1박에 4만~10만원 수준의 호텔에 묵을 수 있었다. 호텔은 주말이라고 해서 평일과 비교해 크게 가격 차이가 나지 않았다. 호텔은 항공권 예약 후 천천히 예약해도 괜찮다. 굳이 가고싶은 호텔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익스피디아가 집계한 최근 여행 동향에 따르면 호텔 예약은 여행 일정에 가까울수록 저렴했다. 실제로 여행객들도 이 패턴을 잘 알고 있었다. 여행 당일과 1주 전 사이, 출발에 임박해서 호텔을 예약하는 여행객(26%)이 가장 많았다. 여행일로부터 3달여 전 미리 구매하는 경우가 가장 비쌌다. 크리스마스 호텔은 여행을 앞둔 1주 전 시점부터는 평소보다 23% 저렴했고 3달여 전 여유를 두고 구매한 경우에는 오히려 최저가보다 47%나 비쌌다. 연말연시 연휴 기간의 가격도 1주 전 구매 시에는 평균가보다 20% 저렴했고 3달여 전 시점에 미리 사둔 호텔은 최저가보다 38%가 비쌌다.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하면 사실 여행 준비가 거의 끝난 셈이다. 시간이 짧다보니 철저한 계획을 세우기는 포기했다. 정말 가고싶은 곳을 고르거나, 과거에 가봤던 여행지를 택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아쉬움이 남았던 여행지라면 짧게나마 아쉬움을 달랠 계획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1박이다보니 캐리어는 포기했다. 백팩에 간단한 여분의 속옷만 챙겼다.

    금요일, 아직 퇴근 전이지만 마음만은 벌써 공항이었다. 퇴근 후 짧게 눈을 부치고 공항으로 향했다. 출발 두시간전에 도착했더니 충분했다. 조금 기다리기까지 했다. 몇년전만 해도 3시간 전에 가야 딱 맞았던 것 같은데. 자동 출국 시스템을 이용했더니 빠르게 줄이 줄어들었다. 피곤함은 잊혀지고, 처음 해보는 주말 해외여행에 마음만 들떴다. 이륙 직후의 비행기 안에서 동이 터오는 인천을 내려다보자, 한국을 떠나는 것이 실감이 났다. 제공된 기내식을 먹었더니 금방 도쿄에 도착했다.

  • ▲ 지난 13일 오전 6시 30분께 동이 터오는 인천을 내려다봤다.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 지난 13일 오전 6시 30분께 동이 터오는 인천을 내려다봤다.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짐이 없어 가벼운 몸으로 시내로 향했다. 맡길 짐이 없다보니 몸은 더 가볍게 느껴졌고, 곧바로 카페로 향해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겼다. 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커피를 마시며 다음 여행지를 정했다. 이곳에서 교통도 어렵지 않고, 조금 걸어도 좋을만한 신주쿠. 커피를 마신 후 마치 현지인처럼 지하철을 탔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여기저기를 쏘다녔더니 몸이 피곤해졌다. 호텔로 향해 그대로 쓰러졌다. 하지만 아쉬운 여행의 밤.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사오고, 맥주를 한잔 마시니 어느 때보다 '꿀잠'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떠난 '혼행'(나 홀로 여행)은 ‘자유로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바쁜 일정(35.3%)보다는 여유로운 일정(59.7%)을, 꼼꼼히 계획한 일정(41.0%)보다는 즉흥적인 일정(58.3%)을 선호했다. 긴 여행(30.0%)보다 4박 5일 이하의 짧은 일정(47.7%)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 ▲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 블루보틀에서 핸드드립 커피 한잔으로 여유를 즐겼다.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 블루보틀에서 핸드드립 커피 한잔으로 여유를 즐겼다.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다음날,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 평소 가보고 싶었던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보통 때라면 아직 침대에서 나오지 못할 시간이었다. 일요일 아침, 오랜만에 활기를 찾는 기분이었다. 카레를 먹어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들어 점심 메뉴를 카레로 했다. 하지만 아차, 먹어보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다. 다음에 오겠다는 다짐과 함께 공항으로 향하는데 그제서야 '일요일'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

    늦은 밤 서울에 떨어졌지만 후회는 없었다. 출근은 출근일테고, 어떻게든 한주는 갈테니까. 다음에는 어디를 가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잠에 빠졌다. 연차 사용 부담이 없으니 언제고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은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친구들에게는 초밥 사진과 함께 '카톡'을 보냈다. "초밥 먹고 싶어서 잠깐 일본 다녀옴". 뿌듯함이 밀려들었다.

    사실, 출발 전에는 돈 낭비를 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됐다. 주변 사람들이 그럴거면 그냥 아꼈다가 연차 쓰고 길게 다녀오라는 조언도 했다. 하지만 막상 단와보니 '별 것' 아니었다. 여행은 그렇다. 가기 전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것 아닐까. 주말 여행이 망설여진다면 그냥 한 번 가보는 것도 괜찮다. 별로면 다신 안 가면 되는 것 아닌가.

    업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주말여행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기에 따라 영향을 받을수밖에 없는 여행업계 분위기지만, 주말여행은 시기의 제약을 비교적 덜 받는다는 장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가 항공기(LCC)가 수년간 크게 늘어났고, 이동수단·입출국 시스템의 발달로 이동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짧은 여행으로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저가항공기 증가로 여행비용이 대폭 줄어들고, KTX가 이동시간 단축, 호텔 역시 저렴하게 좋은 곳을 예약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많아지면서 주말 여행을 가보고 싶은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행업체들이 관련 상품을 내놓는 경우도 많아지고 일본, 홍콩, 중국, 러시아 등 국가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관심이 있는 소비자라면 시도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