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브랜드 '맥심', 지속적 '새로운 시도'이태원 위치한 맥심플랜트, 고객 접점 공간 작용
  • ▲ 맥심 플랜트 전경.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 맥심 플랜트 전경.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편집자주] 매일 똑같은 풍경, 갑갑한 사무실을 벗어나 훌쩍 떠나는 상상. 세달도 더 남은 여행 계획을 짜며 느끼는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떠나게 되는 여행. 직장인들이 사무실 안에서 "수없이 상상한(수상한)" 여행을 떠납니다. 상상만 해왔던, 하지만 얼마든지 실제로도 가능한 '수상한 르포'가 시작됩니다.

    세계 각국의 음식들과, 걷는 거리마다 새로운 언어를 만나는 곳. 서울에서 가장 이국적인 거리 이태원에서 찾은 한 잔의 휴식. 나른한 오후, 한적하고도 평화로운 카페에서 노트북을 펴놓고 사색에 잠기는 상상을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매일 가던 색감도, 의자도 익숙한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벗어나 숲 속에 온 듯, 은은한 커피 향이 풍기는 자연 속에 놓여진 느낌이 드는 곳을 만났다.

    지난 9일 오후 찾은 맥심 플랜트(Maxim Plant)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노트북과 책을 펴놓은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누군가는 공부를, 누군가는 일을 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기도 했다.

    이곳은 국내 대표 커피전문기업 동서식품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로에 자사 브랜드 '맥심'의 철학과 감성, 전문성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체험 공간으로 구성한 맥심 플랜트다.

    맥심 플랜트는 총 8개층(지하 4층~지상 4층) 연면적 1636m²(495평) 규모이며 이 중 지하 2층~지상 3층까지 5개 층을 커피 관련 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맥심이 선별한 원두로 만든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커피 플랜트와 지난 수십 년간 사랑 받아온 맥심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덕션 플랜트, 문화와 트렌드를 즐길 수 있는 컬쳐 플랜트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카페라떼 한 잔을 시켜놓고 주위를 둘러보니 탁 트인 시야 끝에 마음이 평안해지는 풍경들이 맞닿아 있었다. 1층 안쪽으로 들어서자 창가를 가득 메운 초록의 식물들이 반겼다. 익숙한 이태원 도로에 서있던 것이 불과 5분 전, 순식간에 자연 속으로 들어온 듯 했다. 2층으로 올라오니 모던한 디자인의 좌석들과 함께 전면이 통유리로 된 창 너머로 이태원 거리가 보였다. 중앙은 뻥 뚫려 있어 갑갑하지 않았고, 사람 구경을 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의 커피 가격은 에스프레소 4000원, 아메리카노 4500원, 카페라떼·카푸치노 5000원, 카라멜마끼야또·카페모카 5500원 등으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업체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하다.

  • ▲ 맥심플랜트 매장 1층 모습.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 맥심플랜트 매장 1층 모습.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이날 맥심플랜트를 찾은 대학생 심미정씨(23)는 "주말에 친구들과 이곳을 찾았다가, 공부하기도 좋을 것 같아서 평일에 혼자 종종 여기에 온다"며 "노트북을 하기도 편한데다 넓어서 갑갑하지도 않고, 도서관보다 공부가 잘 되는 것 같아서 오늘도 왔다"고 설명했다.

    역시 이날 이곳에서 만난 주부 박주희씨(55)는 "다른 커피숍들보다 맥심 브랜드가 친근감이 느껴져서 그런가 커피가 더 맛있는거 같다"며 "이렇게 인테리어도 잘해놨는데 가격은 다른 카페보다 오히려 싼 편이어서 맥심이 이런 곳을 많이 만들어주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도심 속 정원, 숲 속 커피 공장'을 구현한 맥심 플랜트 안에서는 공장(Plant)과 식물(Plant)이라는 중의적인 의미에 걸맞게 커피 제조설비를 활용한 인테리어와 함께 공기정화 효과가 뛰어난 스킨답서스 등 다양한 식물을 테라스와 창가에 배치해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건물 곳곳에는 맥심의 제품 제조 공정을 시각화한 브랜드 스토리를 입체적으로 담아내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는 각각 라이브러리, 카페 및 문화 공간으로 꾸며졌다. 라이브러리는 쾌적한 라운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아래층에 위치한 로스팅 룸의 다이내믹한 전경과 싱그러운 테라스 가든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 맥심 플랜트 2층에서 내려다본 모습.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 맥심 플랜트 2층에서 내려다본 모습. ⓒ뉴데일리 임소현 기자
    3층으로 올라가니 또 다른 카페에 들어선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 3층 ‘더 리저브’ 에서는 지난 50년동안 수십만 톤의 원두를 다뤄온 맥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집대성한 원두 아카이브(Archive)에 기초해 엄선한 24개의 스페셜티 커피 블렌드를 선보인다.

    ‘공감각 커피’(Synesthesia Coffee)라 명명된 맥심 플랜트만의 커피 블렌드는 각각의 커피가 지니고 있는 향미, 산미 등의 특성에 기반해 이와 어울리는 디자인, 음악, 그리고 적절한 글귀를 함께 제공한다. ‘공감각 커피’는 다양한 공감각적 보조장치들을 통해 스페셜티 커피를 익숙하고 편하게 오감으로 경험토록 하는 새로운 콘셉트의 커피로, 다소 가격이 높다. 9500원에 판매 중이다.

    다른 카페들과 다른 점은 또 있다. 이곳의 핵심 시설은 지하 2층에 위치한 로스팅 룸(Roasting room)이다. 방대한 커피 공정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놓은 곳으로 맥심의 커피 전문가들이 원두의 맛과 향, 속성을 연구하는 공간이다. 여러 산지의 생두를 저장하는 9개의 사일로(Silo, 원통형 저장소)에서 로스터(Roaster, 생두를 볶는 기계)로 원두가 자동 투입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로스팅 프로파일링이 가능한 고성능의 메인 로스터를 포함해 5대의 로스터가 비치돼 있다.

    또한 지하 2층에서는 고객들이 커피에 대한 교육을 듣거나 다양한 커피추출 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커피 아카데미를 운영할 예정이다. 아카데미는 일반인 대상 클래스와 전문 바리스타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갖췄으며, 신제품 개발 시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제품에 반영하는 테스트 랩(Test Lab)의 역할도 겸한다.

    앞서 동서식품은 '모카 우체국', '모카 사진관' 등 맥심 브랜드를 내세운 '팝업스토어'로 끊임없이 고객과의 접점을 찾아왔다. 맥심이 장수 브랜드의 한계점으로 꼽히는 '올드'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커피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춰 '카누' 브랜드를 새롭게 내놓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도 했다.

    동서식품은 "맥심 플랜트는 지난 50년간 한결같이 좋은 커피를 추구해온 동서식품의 철학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고자 마련한 공간"이라며 "커피 한 잔과 함께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기며 도심 속 정원에서 행복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