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00~200만 상자 대전 터미널 잔류대리점·소비자 불만 폭증, 연말특수 처리 감감
  • ▲ 대전 허브터미널에서 처리하지 못해 지역 서브터미널로 이동된 물량들 ⓒ CJ대리점연합회
    ▲ 대전 허브터미널에서 처리하지 못해 지역 서브터미널로 이동된 물량들 ⓒ CJ대리점연합회

    CJ대한통운 대전 허브터미널 작업 중단 여파로 김장철 택배대란이 현실화됐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배송지연으로 현재 CJ는 부패가 우려되는 식품류의 집화(택배업체의 물품 수거)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터미널은 지난 30일 오후부터 가동이 중단돼 약 2주간 멈춰있다. 대전지방노동청은 지난 29일 발생한 상하차 근로자 사망사고로 작업 중단 명령을 내렸다.

    대전 허브는 매일 CJ 전체 물량의 30%가량을 처리하는 주요 시설이다. 식품과 일부 이형 화물(크기와 형체가 표준화되지 않은 화물)의 집화를 제한하고 있지만, 매일 많은 양의 택배가 터미널에 쌓여가는 상황이다.

    월요일인 12일 기준 대전 터미널엔 최대 750만 상자의 택배가 입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옥천, 청원 등 인근 터미널에서 물량을 대체 처리하고 있지만, 처리량이 550~600만에 불과해 나머지 택배는 터미널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다.

  • ▲ 택배 집화 중단 관련 홈페이지 공지 ⓒ CJ대한통운 홈페이지
    ▲ 택배 집화 중단 관련 홈페이지 공지 ⓒ CJ대한통운 홈페이지

    터미널 재가동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전노동청은 추후 CJ 측이 제출하는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받아보고,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시설 재가동을 검토하게 된다.

    해당 과정은 통상 한 달, 최대 두 달까지 걸린다. 터미널 작업 중단이 장기화될 땐 김장철 뿐 아니라 이달 말부터 시작될 연말 특수기 대비에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철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장은 “절임 배추 등 농산물 택배가 늘어나는 시즌임에도 식품류 집화가 전면 중단돼 각 지역의 소비자와 고객사의 불만이 큰 상황”이라며 “배송 지연 문제로 화주가 택배사를 옮겨 발송하는 경우도 많아 각 지역 대리점의 어려움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본사는 작업 중단 명령과 관련한 적극적인 환경 개선보단 법적 책임 위주의 대책안 마련에 머물러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택배 종사자와 사업자,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명확한 구제 방안을 내놓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 12일 본사 앞 집회 모습 ⓒ CJ대리점연합회
    ▲ 12일 본사 앞 집회 모습 ⓒ CJ대리점연합회

    지역 대리점에선 화주 이탈과 같은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CJ 대전터미널 가동 중단 후 한진, 롯데택배 등 경쟁사의 일 처리 물량이 10~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점연합회는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배송지연 관련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집회도 가졌다.

    소비자 불편도 상당하다. 며칠간 택배가 대전 터미널에 멈춰있는 경우가 허다해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관련 글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서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인근 대체 터미널 가동을 통해 배송지연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우선적으론 사고수습,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고용청의 조사와 심의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