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접수 첫날 접속 지연… 마감 시한·회원가입·신청 과정 등 숙지해야
  • ▲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한양제일유치원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교육부
    ▲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한양제일유치원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교육부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를 통한 입학 신청이 시작된 가운데, 전체 사립유치원 가운데 40%가 참여하지 않았다. 참여가 저조한 일부 지역은 학부모가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 하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처음학교로는 학부모 입장에서 편의성이 강조됐다. 하지만 회원가입부터 원서접수까지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신청 첫 날 접속자가 대거 몰리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처음학교로' 등록 유치원은 국·공립 99.97%(4781곳), 사립 59.88%(2448곳)로 이날부터 26일까지 신입 원아 입학 신청이 실시된다.

    국공립유치원은 비무장지대(DMZ) 내 한 곳만 제외됐을 뿐 사실상 전체 유치원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했다. 반면 사립유치원은 5곳 중 3곳만 참여한 상태다.

    비리 유치원 사태로 인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에 입학 정보 등을 손쉽게 안내할 수 있는 처음학교로 참여를 촉구했지만 사립유치원들은 사유재산 등의 이유로 참여를 거부했다.

    이에 교육부는 처음학교로 등록 기간을 연장했고 전국 시·도교육청은 미참여 유치원에 대해 특별감사, 운영비 삭감, 정원 감축 등 불이익을 예고했다. 결국 사립유치원 참여 규모는 확대됐고, 지난해 2.7%(115곳)보다 20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면서, 미참여 유치원이 많은 지역의 학부모는 직접 신청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역별 사립유치원 처음학교로 참여율을 살펴보면 제주·세종(100%), 광주(98.83%), 충남(94.81%), 충북(87.36%), 서울(86.41%), 전남(86.36%) 등은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반면 경북(28.69%), 울산(30.43%), 전북(30.72%), 경남(31.62%), 인천(43.37%), 강원(43.93%) 등은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최근 영어교육기업 윤선생이 학부모 5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유치원 선택 기준으로 62.3%가 '집과의 거리'를 꼽았다.

    집 인근에 국공립유치원이 없어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야 할 경우,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은 유치원이 몰렸다면 발품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 ▲ 21일 처음학교로 홈페이지를 통한 유치원 입학 신청이 시작된 가운데, 접속자가 몰려 '서비스 접속 대기' 사항이 안내되고 있다.
    ▲ 21일 처음학교로 홈페이지를 통한 유치원 입학 신청이 시작된 가운데, 접속자가 몰려 '서비스 접속 대기' 사항이 안내되고 있다.

    처음학교로를 통해 입학 신청에 나서더라도 절차를 숙지해야만 원활하게 접수를 마칠 수 있다. 회원가입 시 보안프로그램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며, 자녀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인터넷 브라우저에 따라 오류가 발생될 수 있어, 처음학교로 안내 사항에는 '크롬' 설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모바일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PC를 통해 접수를 마쳐야 하며, 마감일에는 오후 7시 접수신청이 종료되기 때문에 이전까지 신청을 마무리해야 한다. 원서접수 시 온라인 또는 현장 접수 중 한가지만 선택이 가능하다. 만약 현장 접수를 마쳤다면 다른 유치원 지원도 모두 같은 방법으로 진행해야 한다.

    처음학교로 홈페이지, 콜센터 등을 통해 신청 횟수, 접수 방법 등이 안내되고 있지만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면 결국 현장 접수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께 브라우저 익스플로러를 통해 처음학교로 홈페이지를 접속해보니, 접속자가 몰리면서 대기시간이 부여됐다. 3천여명이 접속을 기다렸고, 예상 대기시간은 20분대로 안내되는 상황에서 정체되는 상황을 보였다. 학부모콜센터 역시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다.

    사립유치원은 비리 집단으로 몰린 것에 억울함을, 학부모는 혹시나 모를 상황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A사립유치원 관계자는 "난리가 아니다.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과 교육청이 대립관계에 있다. 개인이 투자해 설립한 사립유치원의 경우 처음학교로 참여를 거부했는데 교육청에서는 특별감사 등을 예고했다. 벌금을 내더라도 폐원을 고민하는 곳도 있다. 모든 유치원에 비리가 있는 것으로 몰아가고 있어 아쉬움을 표시하는 원장들이 있을 정도다"고 토로했다.

    한 학부모는 "내년에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할 시기다. 하지만 어린이집에 더 있기로 했다. 유치원에 보내려 했으나 폐원 등의 우려로 유치원 입학을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