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수제맥주사 브루클린 브루어리 “종량세로 개정되면 한국 본격 진출”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코로나 등 브랜드 국내 생산 준비 작업
  • ▲ ⓒ브루클린 브루어리
    ▲ ⓒ브루클린 브루어리
    정부와 정치권이 맥주에 매기는 세금을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꾸는 방안을 본격 추진하는 가운데, 해외 수제 맥주사들이 한국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 하고 있다.

    미국 뉴욕 판매 1위 수제맥주사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종량세 전환시 한국 에서 직접 맥주를 생산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한국 파트너사인 제주맥주는 주세법이 종량세로 개정될 경우 제주맥주 양조장에서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맥주 생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맥주 종량세 추진이 대두되며, 브루클린 브루어리뿐 아니라 유명 수입맥주 브랜드들이 국내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주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맥주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하는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코로나 등의 브랜드도 국내 생산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맥주 스텔라 아르투아 등을 수입하는 OB맥주 측은 “버드와이저와 호가든은 국내에서 100% 생산되다가 2017년 초부터 캔을 수입하는 게 저렴해 수입으로 변경됐다. 종량세로 전환된다면, 생산 라인이 갖춰진 호가든과 버드와이저는 국내에서 바로 생산이 가능하다”며 “글로벌 브랜드들의 국내 생산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맥주에 적용되는 주세법이 종량세로 개정되면 한국이 수입, 국산 맥주 제조의 산업기지로 기능하며, 2019년 생산유발 효과가 6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 맥주 시장은 4조 규모에 달하지만, 수입맥주 대비 역차별적인 세금 구조로 산업 공동화가 가속되는 추세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재료비, 인건비, 이윤, 시설투자비 등에 모두 과세가 되는 반면, 수입맥주의 과세표준은 수입신고가에 국한된다. 동일한 맥주를 국내에서 생산하여 판매하는 소비자가가 해당 맥주를 해외에서 생산 후 역수입했을 때보다 더 비싼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현행 종가세 하에서 국내 대기업 맥주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맥주를 수입한 결과, 2012년 대비 2017년 출고량 기준 수입맥주 점유율은 약 4.3배 증가했다. 대기업 3사의 2017년 생산 시설 평균 가동률은 60%가 채 되지 않는다.

    맥주업계는 2맥주 종량세가 시행된다면 이에 따른 소비자 후생 및 경제효과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2019년 말 수입맥주 예상 점유율 30%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7500개의 일자리 창출, 65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창출된다는 설명이다.

    제주맥주 주식회사 문혁기 대표는 “브루클린 브루어리가 우리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유 중 하나가 동아시아 지역 생산 거점을 만들기 위함이었으나, 한국에서 생산할 경우 오히려 가격이 훨씬 높아지는 국내 주세 체계 때문에 6년째 이 논의가 표류 중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브루클린 브루어리 본사 관계자는 ‘2019년 맥주에 대한 주세법이 종량세로 개정되면 브루클린에서 먹는 것과 똑같은 맛을 한국에서 재현함과 동시에 지금보다 낮은 가격에 한국 소비자들과 만나게 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비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