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SK하이닉스' 이어 삼성전자 지분율 5.03% 확보"韓 IT 기업 저평가 여전"… 반도체, 4차혁명 견인 핵심 역할에 '베팅'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전자업계에 '글로벌 큰 손'으로 불리는 자산운용사와 투자사들의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와 LG전자가 각각 더캐피털그룹과 블랙록의 러브콜을 받았고 여기에 최근 블랙록이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국내 3대 전자회사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삼성전자 지분 5.03%(3억 39만1061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단순투자목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순차적으로 취득해왔다.

    지난해 상황과 비교할 때 글로벌 큰 손인 블랙록의 삼성전자 주식 매집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지난해 최고조였던 반도체업황이 올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며 반도체 투자 열기가 식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블랙록이 다시 불씨를 지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블랙록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사들은 지난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삼성그룹주 덜어내기에 나섰던 바 있다. 특히 블랙록은 지배구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던 삼성엔지니어링에 투자하고 있던 자금을 대거 회수하기도 하며 삼성그룹주 투자에 회의적인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대신 LG전자와 SK하이닉스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5월 LG전자 지분을 취득하기 시작한 블랙록은 이후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지분율 5.04%(지난해 9월 말 기준)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명단에 올랐다. LG전자 가전사업의 견고한 수익성에 더불어 전장사업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를 인수한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글로벌 큰 손들의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은 대표적인 곳이다. 블랙록은 일찌감치 SK하이닉스 지분을 5.08%(지난해 9월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지난해 9월 '더 캐피탈 그룹'이 SK하이닉스 주식 매집에 동참하면서 지난해 10월 기준 5.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들이 지난해 LG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올해 삼성전자 투자로 눈을 돌리면서 국내 전자업계의 성장 가능성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IT기업에 비하면 여전히 국내 기업들이 저평가 됐다는 분석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히 반도체 산업에 대해 글로벌 투자사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라며 "5G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에서 국내 전자업체들이 그만큼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