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변경·차선유지보조 등 기본 ADAS 기능 없어VC-터보 엔진 기대 이하...가성비도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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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뉴 QX50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가성비뿐 아니라 가심비도 떨어지는 기대 이하 모델이다.

    인피니티코리아가 2세대 모델 '올 뉴 QX50'을 출시했다.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2.0 가변압축비 VC-터보 엔진을 탑재하는 등 상품성이 대폭 강화됐단 평가다.

    지난 19일 서울 성동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출시행사에서 올 뉴 QX50을 시승하는 기회를 얻었다. 시승코스는 그랜드 워커힐에서 양양 고속도로, 북한강로를 거쳐 춘천시 강촌에서 회차하는 왕복 150km구간이다.

    시승 차량은 올 뉴 QX50 센서리 AWD 모델로, 가격은 5830만원이다. VC-터보 엔진과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가 조화를 이뤄,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8.7kg.m의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QX50은 인피니티만의 디자인 철학인 '강렬한 우아함'이 강조됐다. 전면부 더블 아치 그릴은 이전 모델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위치해 개성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사람 눈은 연상케하는 헤드램프는 태양광과 유사한 색 온도를 제공해, 야간 주행 시에도 운전자의 피로를 최소화한다.

    후면부는 깔끔하면서도 심플하게 만들어졌다. LED 후미등은 크롬 소재의 테일게이트 스트립과 시각적으로 연결돼 끊김없이 이어지는 일관된 라인을 구현했다.

    차량 문을 열고 실내 디자인을 살폈다. 중형 SUV의 넉넉한 공간감과 세미 아닐린 가죽으로 뒤덥힌 시트는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한층 더해준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두 개의 디스플레이는 다소 혼란스럽다. 상단 8인치 터치 스크린 주위로는 각종 버튼이 자리하고 있어, 익숙해지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는 내비게이션 및 시스템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하단 스크린을 통해서는 미디어와 차량 설정, 공조 기능 설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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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기어변속기 좌측에 위치한 시동버튼을 눌렀다. 잔잔한 떨림만 있을 뿐 엔진음이 크게 들려오진 않는다. 인피니티가 강조한 정숙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시승조건은 최악이었다.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도로는 눈으로 덮혀 있어 차량 성능을 제대로 알아보기 힘든 날씨였다. 사고방지를 위해 최대한 안전운행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분명 272마력이라 했는데 그에 걸맞은 힘은 느껴지지 않는다. 국도를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고속성능을 시험해보고자 서서히 속력을 끌어올렸다. 주행성능은 나쁘지 않았으나, VC-터보 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지 만족도는 떨어진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꿨다.스탠다드에서 스포츠로 변경했음에도 발 끝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힘에는 큰 차이가 없다. 272마력의 VC-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자랑했음에도 실질적인 주행느낌은 현대차의 싼타페만도 못하다.

    주행 중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했다. 당연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이 모델에는 적용돼 있지 않다. 인피니티가 자랑하는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은 최상급 모델인 오토그래프에만 탑재돼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없는 것까진 이해가 됐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소형 모델에도 적용돼 있는 차선 변경 보조시스템도 탑재돼 있지 않는 것은 조금 충격적이다.

    차선유지보조 기능도 당연히 없다. 이렇다 보니 이 모델에서 반자율주행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다. 과연 이 차가 5800만원이란 가격이 어울리는지 의구심이 드는 순간이다.

    그렇게 잠깐의 시승을 마치고 뒷좌석에 앉았다. 날씨가 추워 온열시트를 활성해 보려 버튼을 이리저리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알고 보니 온열, 통풍시트는 앞좌석에만 적용돼 있었다.

    이날 시승 내내 과연 이 모델이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풀체인지 모델로 처음 선보이는 올 뉴 QX50이 중형 SUV 왕좌인 '싼타페'라는 가성비 좋은 모델을 이겨내고 국내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