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구조 재편 속도 붙을 전망
  • ▲ 옥경석 한화그룹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열린 ‘제6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엄주연 뉴데일리 기자
    ▲ 옥경석 한화그룹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열린 ‘제6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엄주연 뉴데일리 기자
    한화가 금춘수 부회장을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의 사내이사에 선임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한다. ㈜한화는 이를 통해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신뢰받는 글로벌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27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제 6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금춘수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민석 무역부문 대표이사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두 사람의 임기는 2년이다.

    이로써 ㈜한화는 옥경석 화약·방산부문 대표, 김연철 기계부문 대표, 이민석 무역부문 대표 3인 각자 대표 체제에서 금 부회장이 맡는 지원부문을 추가해 4개 부문 체제로 바뀌게 된다. 한화는 지난해 하반기 화약과 방산부문을 통합하고 지원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금 부회장은 김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골든벨상사(현 한화 무역부문)에 입사한 그는 2006년 한화그룹 초대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그룹의 경영 기획은 물론 인사, 재무, 커뮤니케이션, 대관, 법무 업무 등을 총괄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그룹과의 방산·화학 빅딜,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 합병 등을 성사시키며 인수합병(M&A) 전문가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난해 경영기획실 해체 이후에는 ㈜한화의 지원부문 대표에 내정된 뒤 관련 업무를 후방에서 지원해오면서 그룹 살림을 도맡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 복귀가 어려운 김승연 회장 대신 금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지난해 태양광과 방산 계열사를 정리한 데 이어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도 손보면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날 의장으로 나선 옥경석 대표이사는 "방산사업은 R&D 역량 강화와 제품 원가 절감을 통해 중동, 동남아 등 해외시장 적극 공략하고 있다"며 "안전, 품질, 준법경영을 선제적, 예방적, 통계적으로 관리해 리스크를 제거하고 경영시스템과 내부역량 강화를 통해 혁신적인 디펜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뢰받는 글로벌 파트너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약사업은 국내 선도업체로서 안정적인 성장 이어가고 있으며 해외사업과 연료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기계부문은 내실 강화는 물론 지능화된 산업기계 솔루션 등을 주력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차세대 솔라 장비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화는 자체사업 역량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5조2242억원, 영업이익 22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12.6%, 15.7% 증가했으며, 회사채 신용등급이 한 등급 상향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의 가시적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이번에 금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올라서면서 내실경영도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14일 대전 유성구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옥 대표이사는 이날 주총에서 "저희 한화는 심기일전해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 중심 경영의 일환으로 사외이사 독립성도 확보했다.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를 모두 교체하고 남일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 정홍용 전 국방과학연구소장, 박준선 18대 국회의원 등 외부인사를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했다.

    한화는 지난해 5월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경영쇄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그룹 차원에서 마련했다.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출신 사외이사 임명을 지양하고,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 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이사회 내 위원회 제도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내부거래위원회를 개편하고 상생경영위원회를 신설한다.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심의하는 내부거래위원회는 이전과 달리 앞으로는 사외이사들로만 구성해 보다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심의하도록 했다.

    ㈜한화는 이 외에도 2018년 재무제표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등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