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상승, 인수가 2조로 치솟아"경영 프리미엄 낮추자" 기업들 서두를 이유 없어업황 여전히 성장세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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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면서 SK, 한화, CJ, 애경, 롯데, 금호석화 등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 기업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에 대한 질문에 “검토 중인 바 없다”, “사실무근이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인수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한 대응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인수 발표에 따른 주가변동이 인수 기업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지난 1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수에 대한 질문에 부정을 하지 않자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금호산업, 아시아나IDT, 에어부산 등도 덩달아 주가가 급등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오를 경우 지분가치가 오르기 때문에 인수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금호산업 구주매출 금액이 1조원이고, 신주인수를 통한 신규자금 유입은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급하게 서둘러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급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만기도래하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회사채 차환에 실패할 경우 신용등급이 소멸하면서 1조2000억원 규모의 ABS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요청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자금 사정상 1조원 이상의 조기상환 청구를 감당할 수 없다.

    결국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채권단 주도의 회사채발행과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시간을 끌며 기업 인수를 위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최소화하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를 통매각시 경영권 프리미엄이 1500억~2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 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산업 진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아시아나항공은 여전히 매력적인 기업이기 때문.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국제선 22개국·64개 도시·76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전세계 30위(국제여객수송부문)를 기록하고 있는 항공사다. 또한 최근 확보한 인천~몽골 운수권을 비롯해 미주, 유럽, 대양주 등 수익이 높은 중장거리 노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용객이 많은 시간대의 공항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횟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신규 항공산업을 진출할 때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공항슬롯이다. 승객이 이용하기 어려운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 슬롯밖에 없을 경우 아무리 좋은 노선이라도 탑승률이 높을 수 없기 때문.

    항공산업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 여객은 전년대비 7.5% 늘어난 1억1753만명으로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항공여객은 2014년 8143만명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2016년 1억명을 넘어선 후 매년 성장하고 있다. 이중 국적항공사를 이용한 여객은 8050만명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여객의 24%(1966만명)를 담당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매출은 연결기준 7조1800억원대로 전년대비 9% 가까이 성장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세계최대 항공사동맹인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해 다양한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28개 회원사간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 191개국, 1300여곳의 취항지를 공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존하는 항공기 중 최신예 기종인 A350을 8대 보유하고 있다. A350은 △넓은 좌석 △차세대 엔진 △소음과 탄소배출 감소 △국내 유일 기내 인터넷 서비스와 휴대전화 로밍서비스 등 강점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