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실적 부진에 사업 효율화 작업 착수작년 정성필 대표이사 체제 이후 가속화투썸 매각에 인천공항점 철수까지
  • ▲ CJ푸드빌 로고.
    ▲ CJ푸드빌 로고.

    자회사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CJ푸드빌이 '빕스'와 '계절밥상'의 실적 상승을 이끌어내기 위한 본격적 작업에 착수했다. 그간 진행돼온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들을 종합해 두 브랜드 '심폐소생술'에 나선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해 연결기준 434억26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38억4731만원) 대비 크게 뛰었다.

    CJ푸드빌은 최근 물적분할한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하고, 인천공항점 마저 철수했다. 앞서 진행된 부실 점포 정리와 해외 법인 정리에 이어진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 효율성 확대 전략을 확실히 하는 행보로 분석된다.

    '뚜레쥬르'와 '빕스'로 국내 외식 시장에 한 획을 그으며 등장했던 CJ푸드빌은 여러가지 악재를 맞으며 침체기에 들어섰다. 베이커리 산업이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으로 인해 여러가지 규제가 생겼고, 외식 시장 트렌드 변화로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는 소비자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야심차게 진행됐던 해외 사업 역시 부진을 피하기 어려웠다. CJ푸드빌은 일본, 싱가포르에 설립했던 법인을 결국 철수했고, 빕스는 중국에 진출했다가 폐점했다. 뚜레쥬르 역시 해외 점포 폐점이 이어졌고 계절밥상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공동기업 CJ푸드 유럽(CJ Food Europe Ltd.), 인도네시아 법인(PT CJ Foodville Indonesia), 비비고 미국 법인(Bibigo International LLC.), 비비고 베이징 법인(CJ BIBIGO (Beijing) F&B Management Co., Ltd.), 베이징 CAG & CJ 푸드빌(Beijing CAG and CJ Foodville Co.,Ltd.)의 지난 2017년 영업적자는187억2713만원에 이른다.

    계속된 적자에 지난해 CJ푸드빌은 비비고 미국 법인과 비비고 베이징 법인을 처분했고, 베이징 CAG & CJ 푸드빌도 청산했다. 하지만 남은 CJ푸드 유럽과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13억2772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부진이 이어지자 CJ푸드빌은 결국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효율성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 7월 정성필 CJ푸드빌 대표의 취임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가속화됐다.

    CJ푸드빌은 지난해 2월 커피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했던 투썸플레이스 지분 40%를 지난달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을 부채에 갚게 되면 부채비율은 6000%에서 300%대로 내려갈 전망이다.

  • ▲ 폐점한 투썸플레이스 동덕여대점. ⓒ임소현 기자
    ▲ 폐점한 투썸플레이스 동덕여대점. ⓒ임소현 기자
    여기에 최근에는 인천국제공항 식음료사업권 운영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 매장을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공항 식음료사업은 엄청난 임대료 부담 때문에 수익성보다는 상징성을 중시하는 사업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던 인천공항 식음료사업의 최저수용금액(임대료)은 해마다 85억원(1층+3층)가량으로, 실제 내야 하는 금액은 연간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진출에 힘을 쏟았던 CJ푸드빌 입장에서 인천공항 식음료 사업은 투자해야 할만한 사업이었지만, 상징적인 사업보다는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투썸플레이스 지분 매각으로 부채비율을 낮추긴 했지만, 앞으로 부채를 갚을 능력은 기존에 비해 낮은 만큼 많은 비용이 드는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CJ푸드빌 입장에서는 우선적이다. 앞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남은 브랜드별로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 효율화를 이끌어내야만 한다.

    CJ푸드빌 측은 현재 상황으로서는 신규 브랜드 런칭은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업 효율화 전략은 기존의 브랜드인 '빕스'와 '계절밥상'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빕스와 계절밥상의 부실점포 정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빕스는 2015년 92개에서 지난해 61개까지 매장수를 줄였으며, 계절밥상은 올해만 23곳을 폐점하면서 54개에서 16개로 줄어들었다.

    올해부터는 CJ푸드빌의 사업효율화 전략이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CJ푸드빌은 최근 빕스, 계절밥상의 여러가지 점포에서 다양한 새 컨셉을 시도해왔다.

    빕스 대구죽전점에서 아이스크림바(Bar)를 운영했고, 명동중앙점에서는 20여종의 수제·세계맥주를 판매했다. 샐러드 특화 매장인 '빕스 Fresh up'도 탄생했고 계산점은 핵심 고객 층인 3040 가족을 타깃으로 ‘Taste Up’ 콘셉트 매장으로 리뉴얼하고 '넥스트 모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이달 CJ푸드빌은 빕스의 첫 특화매장 '빕스 합정점'을 신규 오픈했다. 그간 소비자 반응을 보기 위해 진행한 컨셉 스토어의 종합판이다. 이곳은 오픈과 동시에 평균 매장대비 140%의 객수를 올리며 초반 성공세다.

    계절밥상은 지난해 12월 여의도 IFC점을 즉석조리 코너로 매장을 전면 재배치, 리뉴얼 오픈했다. 가정간편식(HMR) 트렌드를 접목해 ‘계절밥상 간편별식’ 코너를 만들어 HMR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CJ푸드빌 관계자는 "올해 CJ푸드빌은 그간 선보여온 빕스와 계절밥상의 새 컨셉을 총망라해 본격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오픈할 두 브랜드의 매장에는 '넥스트 모델'이 구축될 것이고, 향후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게 되면 빕스 합정점처럼 신규 출점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트렌드에 발맞춰 변화한 모습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CJ푸드빌의 정체성과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