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자회사 KTis, 택스리펀드 사업 철수국내 택스리펀드 1위 기업 글로벌텍스프리에 매각대기업 리베이트 전쟁, 시장 교란 등 부작용 대표 사례 지적
  • KT의 자회사 KTis(케이티스)가 '택스리펀드(세금환급, Tax Refund)' 사업에서 철수한다. 과도한 리베이트 경쟁에 따른 비용 손실이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KTis의 이 같은 사업 철수를 단순히 사업 실패로 치부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경고한다. 대기업들의 리베이트 전쟁에 따른 불공정경쟁이 자유시장경제의 건전한 경쟁을 막고 관련 시장을 교란한다는 점에서다.

    관광산업 전반의 질적 하락을 불러일으키는 이 같은 행위에 정부의 면밀한 검토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is는 지난 3월 국내 택스리펀드 1위 기업인 글로벌텍스프리(GTF)에 택스리펀드 사업부문 양수도 계약(양수가액 30억원)을 진행했다. 당초 KTis는 올해 연말까지 택스리펀드 사업을 유지하려 했지만, 약 100억원을 웃도는 마케팅 비용을 감당할 수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KTis의 지난해 택스리펀드 사업 부분 매출은 114억원이며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택스리펀드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여행 중에 사후면세점에서 3만원 이상 물품을 구입하면 이를 상품 수출로 간주해 상품에 포함된 내국세(부가가치세,개별소비세 등)를 환급해 주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부터 공항 환급창구가 아닌 사후면세점에서 바로 환급받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KT콜센터 대행 업무를 하는 KTis는 2013년부터 인천국제공항, 대구국제공항 등에서 택스리펀드 창구를 운영해 왔다. 이후 법이 개정된 2016년부터 2000개의 가맹점(환급대행사)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시장 2위로 올라섰다. KTis는 2016년 택스리펀드 사업부문에서 매출 18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급대행사들이 사후면세점과의 계약 조건으로 지급하는 리베이트, 이른바 '백마진(Back margin)'을 과도하게 건내면서 손실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마케팅 비용이라는 이름으로 사후면세점 확보를 하기 위해 이들 사업주에게 백마진(홍보수수료, 영업대행료, 사무기기 교체비용 대납 등)을 지급하게 된 것. 무엇보다 2012년 당시 5000억원에 그쳤던 국내 사후면세점 시장 규모가 현재 4조원대로 급성장함에 따라 백마진 수수료도 덩달아 높아졌다.

    실제 초창기 백마진 액수는 환급대행 수수료의 20~30%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60~70%까지 치솟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경쟁이 과열될수록 연말 상품권 지급, 가맹점 내 환급창구 고액 임대료 지급, 임대보증금 대납, 사무기기 구입 등 백마진 조건도 까다로워진데다 액수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택스리펀드 시장에서 점유율 2위(15~20%)를 차지했던 KTis로서는 점유율 1위(45~50%)인 글로벌텍스프리와 백마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리베이트로 얼룩진 택스리펀드 시장에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KTis는 결국 사업 철수라는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된다.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따르면 KTis는 올해 1분기 개별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56억 7300만원으로 지난해 66억 200만원 대비 14.1% 감소했다. 부채총액만 놓고봐도 17조 4575억원으로 자본총액(14조 7312억원)을 넘어섰고, 자산총액(32조 1888억원)의 절반 이상을 웃돈다.

    KTis가 글로벌텍스프리와 택스리펀드 양수도 계약 금액도 당초 6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반토막난 조건으로 거래한 사실도 손실 보전을 위한 절박한 상황을 보여준다. 최근 모회사인 KT가 인건비 증가와 무선매출 감소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KT가 KTis의 최대 주주(지분율 29.34%)라는 점에서 지난 2014년 자회사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과 같은 '꼬리 자르기' 수순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KT 소식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택스리펀드 시장에서 환급대행사와 사후면세점 간의 백마진 제공 행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버렸다"면서 "KTis가 초기에는 자본력을 앞세워 이들을 공략했지만, 과도한 지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싼 값에라도 해당 사업을 팔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