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분쟁 속 자국업체 챙기기온라인 판매서 현지업체에 밀려'갤S10' 기반 점유율 1%대 회복했지만… 시장 판도 급변
  • ▲ 삼성전자 갤럭시S10 시리즈 3종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전자 갤럭시S10 시리즈 3종 이미지 ⓒ삼성전자
    '갤럭시S10' 출시로 지난 1분기 다시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시작한 삼성전자가 또 한번 현지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특히 '갤럭시S10플러스'와 비슷한 크기의 대화면 모델을 출시한 원플러스가 신제품 '원플러스7프로(OnePlus7 Pro)'로 인기몰이에 나서는 한편 미중(美·中) 무역분쟁으로 중국이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21일 중국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징동닷컴(JD.com)'에 따르면 오포의 자회사격인 원플러스가 지난달 출시한 원플러스7프로는 비슷한 화면 크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10플러스보다 10배 넘게 판매됐다. 징동닷컴은 자체 판매망을 통해 원플러스7프로가 25만 여대 판매된 반면 갤럭시S10플러스는 2만 3000여 대가 팔렸다고 밝혔다. 온라인 소매업체를 통한 판매는 전체 유통망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판매량 차이와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구나 이 같은 분위기는 원플러스7프로 출시에 앞서부터 감지됐다. 이미 사전예약 단계에서 닷새 만에 예약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원플러스7프로의 인기몰이 소식이 곳곳에서 전해졌다. 특히 중국 국적의 IT 전문 트위터리안 한 명은 "삼성 갤럭시S10을 쓰던 사람들이 이를 팔고 원플러스7프로를 사고 있다"는 게시글로 삼성에 자극을 줬다.

    원플러스7프로는 원플러스가 내놓은 플래그십 모델이다. 6.4인치 화면의 갤럭시S10플러스와 비슷하게 6.7인치 대화면에 완전한 풀(Full)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중국에 이어 미국에도 출시했다.

    원플러스 신제품이 인기몰이를 한 결정적인 이유는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라는 평가다. 미국 판매가격 기준으로 원플러스7프로는 669달러부터 750달러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된 반면 갤럭시S10플러스는 999달러부터 가격이 시작된다. 비슷한 화면 크기와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스펙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큰 구매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중국 스마트폰 시장 분위기는 힘겹게 점유율 1%를 사수한지 얼마되지 않은 삼성전자가 또 다시 치열한 경쟁국면에 들어섰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갤럭시S10 시리즈 출시 효과에 힘입어 1%에도 미치지 못했던 중국 점유율을 1%대로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판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했다.

    최근 화웨이 등 중국 IT업체들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 상황도 중국시장을 사수하고자 하는 삼성에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2위인 화웨이의 공백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대신 삼성에겐 최근 몇 년 간 난공불락과 같았던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중국당국에서는 자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로컬 제조사 제품 밀어주기에 돌입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최고의 브랜드 파워를 가진 삼성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반대로 올해 점유율 회복을 목표로 두고 있던 중국시장에서는 더 힘들어지게 됐다"며 "앞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협상 결과에 더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