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시간대 00시로 확대했지만 오전시간대 고객 몰려신규 가입자도 접속오류…인터넷전문은행 한계 드러나
  • ▲ ⓒ카카오뱅크 화면 캡처.
    ▲ ⓒ카카오뱅크 화면 캡처.

    카카오뱅크가 또 고객의 애간장을 태웠다.

    카카오뱅크는 24일 천만위크 3번째 이벤트인 ‘26주적금 이자 2배’를 진행했다.

    월요일 접속오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이벤트 공지를 바꿨지만 일부에선 여전히 접속오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이벤트 참가 방식은 오전 11시부터 24시 사이에 개설자에 한해 2배의 이자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벤트 진행 하루 전, 24일 00시부터 24시로 개설자 전원에게로 변경했다.

    가입 시간대를 확대해 고객을 분산시키겠단 의도인데 갑작스러운 변경 공지로 인해 이를 아는 고객들이 많지 않았다.

    결국 오전 11시, 고객들이 몰려 가입절차가 진행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26주 적금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에서도 차질이 발생했다. 이벤트 가입을 위해선 신규계좌를 개설해야 하는데 신규계좌 개설도 여러 차례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한 고객은 “이벤트 소식을 듣고 카카오뱅크 계좌를 신설할려고 했지만 네트워크 오류로 가입 절차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라며 “전화문의를 하려고 해도 고객센터마저 문의 대기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됐다”고 불만을 토했다.

    26주적금 이자 2배 이벤트는 최소 1000원에서 최대 1만원까지 매주 증액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로 1주차 1만원, 2주차 2만원 등 늘려가 26주차엔 26만원을 납입하는 방식이다.

    최대 입금액을 선택할 경우 만기 시 원금은 351만원, 세전 이자는 1만2951원이다. 카카오뱅크는 세후 이자에 해당하는 약 1만원을 캐시백으로 돌려주게 된다.

    결국 1만원을 돌려주는 이벤트에도 카카오뱅크의 전산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한 꼴이다.

    일각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의 한계가 확실히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스템적으로 취약하고 한계를 드러냈다”며 “그래도 1금융권인데 이벤트 하나에 고객불만을 좌초하는 건 명색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이 초기 마케팅만 치중하고 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라며 “이제는 소비자보호를 위한 적절한 대응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역마진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과거 지점을 줄이고 고금리 영업으로 고객몰이한 HSBC와 산업은행이 떠오른다.

    당시에도 다이렉트통장이란 이름으로 파격적인 우대금리를 제공했지만 결국 두 곳 모두 손해만 보고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고금리 영업은 체리피커만 양산하고 은행에 도움이 되는 주거래고객은 떠나는 악순환을 야기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5% 특판예금을 진행하면서 1초만에 마감하는 촌극을 보여 고객들의 불만을 샀다. 그러나 여전히 운영의 안일함을 보여주면서 불만을 넘어 불신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오는 금요일에도 고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금요일 간편이체 시 나이키 에어맥스를 추첨을 통해 500명에게 제공한다. 자신의 신발사이즈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체하면 자동응모하는 방식인데 떠나간 고객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