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소재' 역량 강화…수소차 경량화 핵심 소재일본 경제 보복에 따라 국내 유일 탄소섬유 기술력 주목조현준 회장, 선제적 투자로 경쟁력 확보… 신공장 추진
  • ▲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전경.ⓒ효성
    ▲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전경.ⓒ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탄소섬유(CFRP)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추가 수출 규제 품목으로 탄소섬유가 거론되면서 효성이 보유한 기술 경쟁력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탄소섬유를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탄소섬유가 미래 친화경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차 및 압축천연가스(CNG)차 경량화에 핵심소재인 동시에 산업·항공용 미래첨단소재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4배 더 가볍고 10배 더 강해 '꿈의 소재'로 불린다. 철이 사용되는 모든 곳을 탄소섬유가 대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수소차의 핵심 부품인 수소연료탱크 및 CNG 고압용기 제작에 사용돼 향후 수요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라 효성의 탄소섬유 기술력에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가) 배제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에 이어 다음 타깃은 자동차 분야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자동차 분야에서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재는 탄소섬유다.

    탄소섬유는 국내에서는 효성이 유일하게 생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효성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의 탄섬유 생산 설비 규모는 2000톤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도레이첨단소재(4700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하지만 업계는 효성이 앞으로 보여줄 기술 경쟁력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용도별 수요 전망이 전선심재 중심에서 수소자동차로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일본과 벌어진 생산력 차이는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같은 경쟁력 확보에는 조 회장의 선제적 투자 전략이 주효했다. 효성은 2007년 탄소섬유 개발에 뛰어든 이후 최단기간인 2011년 국내 최초로 자체개발에 성공한 고성능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TANSOME®)을 탄생시켰다.

    지난 2월에는 전북 전주에 위치한 탄소섬유 공장에 총 468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2020년 공장이 완공되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생산량은 현재의 2배 수준인 약 4000톤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는 2013년 탄소섬유를 처음 양산한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플랜트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증설 플랜트는 내년 초에 상업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제품군들의 물성과 납품가격이 일본 업체들과 경쟁 가능해지면서 올해는 100%의 플랜트 가동률이 예상되며 내년 초 증설분 가동으로 인한 규모의 경제 효과로 최소 10% 이상의 제조원가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효성은 탄소섬유 신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조 회성 회장은 지난 6월 방한한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CEO와 탄소섬유 공장 설립 검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탄소섬유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협력해 사우디아라비아나 국내 등에 탄소섬유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이와 관련 "아람코의 경영 노하우와 효성의 독자적인 기술이 합해져 앞으로 탄소섬유를 비롯한 미래 신사업이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의 '2018 탄소섬유복합재료 관련 기술 및 용도시장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은 2016년부터 2030년까지 15년간 판매량 기준 약 383%, 금액 기준으로는 약 211% 성장할 전망이다. 그 중 수소탱크와 CNG 고압용기에 쓰이는 탄소섬유 시장은 같은 기간 판매량 기준 937%, 금액 기준으로는 691% 가량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효성이 유일하게 탄소섬유 생산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일본에 비해 생산능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향후 큰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인 만큼, 국내 기업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 효성 안양기술원에서 연구원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효성
    ▲ 효성 안양기술원에서 연구원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