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병역' 역린 다 건드려… 전방위 논란 확산모든 이슈 삼키는 블랙홀'밀리면 끝장' 정치권 사활… 경제계도 비상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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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다.

    예산 결산을 앞둔 국회는 마비됐고, 미중 갈등과 한미 수출전쟁을 해결할 외교안보 부문은 이슈에서 사라졌다.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청와대는 잔뜩 움크린채 추이만 살피는 모습이다.

    사모펀드와 대학, 의사협, 교육부 등 닿는데 마다 탈이 나고 있다.

    "'역린'을 건드렸다"는 말이 여당에서부터 나오는 가운데 정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문재인 정부의 동력상실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겹치면서 경제계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회는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놓고 파행이 시작됐다. 조 후보자의 딸에 대한 '황제 장학금' 논란과 논문 제1저자 등재를 통한 입시비리 의혹이 제대로 해명되지 않고서는 인사청문회를 열 수 없다는 게 야당의 입장이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맡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물론 2018년 회계결산 처리를 해야 하는 교육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등 다른 상임위까지 논란이 번지며 주요 정치일정이 올스톱된 상태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조국 후보자는 애초에 공직을 맡을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죄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과거 사사건건 주옥같은 말슴을 많이 남긴 조 후보자는 말씀 그대로라면 사퇴는 물론 스스로 검찰청을 찾아야 마땅하다"고 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 측은 일단 버티는 모습이다.

    조 후보자는 21일 오전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비판과 검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상세한 답변이 필요한 모든 사안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확히 밝히겠다"고 했다.

    그는 "딸이 논문 덕분에 대학 또는 대학원에 부정입학했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더 많이 질책해달라"고도 했다.

    여당도 일단은 인사청문회까지는 열고 해명을 들어보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날 "야당은 모든 의혹제기가 사실인것처럼 주장하면서도 정작 청문회서 그런 의혹이 다뤄지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며 청문회 개최를 압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조국 수석의 현재 언론 상에 나오는 현안 이슈들의 검증 여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해명할 사안이 있으면 해명 해야 되고, 정책은 정책대로 후보자 검증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여당 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가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것 같다"며 "조 후보자의 딸이 전체적으로 특별한 케이스의 연속이고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갖도록 하는 대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도 "조국 후보자의 딸이 상위계층 행태를 보여준다"며 "국민이 볼때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 해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국 파문이 모든 이슈를 흡수하는 블랙홀로 떠오르면서 경제, 외교 등 다른 분야에 대한 시계도 흐려지고 있다.

    21일 열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도 한일 관계나 수출규제 대책에 대한 질문보다 조 후보자의 의혹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뤘다.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행보도 역시 주요 뉴스에서 사라졌다.

    주요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조국 후보자는 문재인 정권의 개혁, 진보의 이미지가 각인된 핵심 인물"이라며 "의혹이 더 추가되거나 청문회 낙마가 이뤄진다면 정부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문재인 정부가 이번 사태를 국민 눈높이에 맞춰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그동안 추진해 온 각종 경제정책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