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프리미엄 와인 ‘에스쿠도로호’ 20년만에 리뉴얼 론칭재배부터 완성까지 전 과정 프리미엄화…리뉴얼 작업만 3~5년"한국 와인 시장 양극화…프리미엄 와인으로 시장 공략할 것"
  • ▲ ‘바롱 필립 칠레’사의 엠마뉴엘 리포 사장ⓒ아영FBC
    ▲ ‘바롱 필립 칠레’사의 엠마뉴엘 리포 사장ⓒ아영FBC
    칠레는 남미 최대 와인 생산지다. 길고 좁은 지형으로 다양한 테루아르(토양·기후 등 작물의 재배 환경 특성)에 개성 넘치는 와인들이 생산된다. 이곳에서 우수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자 프랑스 ‘바롱필립 드 로칠드’사의 최고 경영자인 ‘바로네즈 필리핀 드 로칠드’는 1998년 칠레에 회사를 설립하고, 노하우를 담은 와인 ‘에스쿠드 로호’(Escudo Rojo)를 론칭했다. 

    이 회사의 ‘마이포 필레’ 사장이 지난 11일 서울을 방문했다. 20년 만에 새롭게 리뉴얼 한 ‘에스쿠도 로호’를 한국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서다. 인터뷰를 통해 리뉴얼한 새 와인의 가치와 경쟁력은 무엇인지, 칠레 와인의 높은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와인 시장은 매일 새로운 와이너리의 품종이 등장합니다. 차별화를 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입니다. ‘에스쿠도로호 와인’은 칠레 와인 프리미엄화에 한 발짝 앞서 나가고자 합니다. 이번에 리뉴얼해 새롭게 론칭한 ‘에스쿠도 레인지’가 그 역할을 해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에스쿠도 로호는 칠레 와인 역사의 중심지인 ‘마이포 밸리’ 지역에서 생산한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 남부에서 45km 아래로 떨어져 있다. 바롱필립 드 로칠드 칠레 사의 포도원은 마이포 밸리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여기서 재배된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에스쿠도 로호 그란 리제르바’와 ‘에스쿠도 로호 오리진’을 생산한다.

    ‘바롱필립 드 로칠드’사의 경우 각 품질이 잘 자랄 수 있는 이상적인 테루아르를 선정하여 재배한다. 이후 구획 별로 손 수확을 거쳐 최고급 품질의 포도만 선별하여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매일 테이스팅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로 최상의 맛의 포도원액을 추출하여 칠레 테루아르의 특징이 고스란히 표현된 에스쿠도 로호 레인지를 탄생시켰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가성비 높은 칠레 와인들은 찍어내듯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와인인 ‘에스쿠도로호’ 와인은 토양 한 구획 한 구획 어느 포도가 맞는지 테루아르를 연구해 작은 구획까지 나눠서 관리했습니다. 와인과 테루아르를 잘 접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과정을 섬세하게 과학적으로 분석해 테이스팅을 통해 새로운 와인을 만들어냈습니다.”
  • ▲ 20년만의 리뉴얼한 ‘에스쿠도로호 ’와인.ⓒ아영FBC
    ▲ 20년만의 리뉴얼한 ‘에스쿠도로호 ’와인.ⓒ아영FBC
    새 와인을 설명하는 ‘마이포 필레’ 사장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단순히 패키징만 리뉴얼한 와인과는 본질부터 다르다고 강조했다. 와인 재배부터 완성까지 전 과정을 프리미엄화 작업을 거쳐 리뉴얼 과정만 3~5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리제르(버라이이어탈) 4종은 올 연말에 출시될 예정이며 그란 리제르바, 오리진, 아이콘 등이 순차적으로 내년까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격은 10만원 대다.

    에스쿠도 로호는 스페인어로 ‘붉은 방패’를 뜻한다. 가문의 이름 자체를 와인 브랜드화 시킴으로써 바로네즈 필리핀 여사가 얼마나 칠레 와인에 대한 투자와 기여도가 큰지 알 수 있다. 주로 블렌딩 와인을 생산하는 순수 보르도 전통 와인 메이킹 기술, 특히 바롱필립 드 로칠드 사만의 블렌딩 노하우를 더한 것이 다른 칠레 와인들과의 큰 차별점이다.

    인위적인 맛을 배제하고 포도의 프레시한 맛을 살려 한국 음식과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그는 “오늘 한국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불고기와 버섯 전과도 와인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나의 품종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블렌딩 했기 때문에 다양한 맛과 어우러지는 것이 ‘에스쿠도 로호’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 ▲ ‘바롱 필립 칠레’사의 엠마뉴엘 리포 사장ⓒ아영FBC
    ▲ ‘바롱 필립 칠레’사의 엠마뉴엘 리포 사장ⓒ아영FBC
    ‘마이포 필레’ 사장의 공식적인 한국 방문은 약 4년 만이다. 2015년 ‘에스쿠드 로호’를 시장에 알렸고, 지난해 비즈니스차 서울을 잠깐 방문했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와인 시장이 많이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가치 소비'가 늘어나며 와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지 역시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와인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소비자가 와인에 비싼 돈을 쓰는 것을 원하지 않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와인 시장을 지향하고 있고, 소비 트랜드도 좀 더 세분화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지난해 한국 샴페인 성장률이 전세계 1위를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한국 와인 시장도 다이내믹한 시장이 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실제로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와인 시장은 저가와 고가로 양극화한 현상을 계속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와인은 비싼 술’이라는 말도 옛말이 됐다. 대형마트의 초저가 경쟁으로 사실상 병당 ‘3000원대’인 와인까지 출시돼 소주·맥주 수준과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마이포 필레’ 사장은 이러한 한국의 초저가 와인 공세에도 프리미엄화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리는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습니다. 좋은 품질의 와인을 기술적으로 접목시켰기 때문입니다. 백화점이나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판매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 브랜드를 강조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입니다.”

    끝으로 사장에게 와인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을 묻자 그는 ‘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좋은 친구들과 마시는 와인 맛이 최고”라며 “맛난 음식이 함께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어떤 부담도 느끼지 말고, 격식 차리지 말고, 마음껏 즐기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