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홈' 인수로 재시동 2년 주기로 2개 이상 M&A… 신사업 육성1분기 현금 7조↑… 플랫폼·AI·HVAC 유력
-
LG전자가 2년 만에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넉넉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플랫폼, 인공지능(AI), 냉난방공조(HVAC) 등 분야의 추가 M&A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네덜란드 스마트홈 플랫폼 선도기업 앳홈(Athom)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분 80%를 먼저 인수하고, 향후 3년 내 나머지 20%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계약도 맺었다.앳홈의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LG 씽큐 플랫폼으로 축적해 온 스마트홈 기술에 앳홈의 개방형 생태계와 IoT기기 연결성을 더해, AI홈 구현에 필요한 확장성을 단숨에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앳홈은 가전 및 사물인터넷(IoT)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호미(Homey)’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설립돼 10년간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하며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했다. 유럽, 호주, 싱가포르에 이어 지난해 미국, 캐나다까지 출시 국가를 확대했다.LG전자의 인수·합병(M&A)은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現 하이비차저)를 인수한 이후 2년 만이다.올 들어 LG전자의 M&A는 일찌감치 예견돼 온 일이었다. LG전자는 평균 2년을 주기로 2개 이상 업체의 M&A를 통한 성장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2018년 7월 산업용 로봇업체 ‘로보스타’ 지분 33.4%를 80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8월에는 ㈜LG와 함께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전장업체 ZKW를 1조108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2021년 1월 알폰소(지분 50%이상, 870억원) ▲2021년 9월 사이벨럼(63.9%, 1650억원) ▲2022년 6월 애플망고(60%, 60억원) 등도 잇따라 인수했다. 대부분 LG전자가 공들여 육성하는 신사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연초부터 꾸준히 M&A 의사를 타진해왔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기자간담회에서 조주완 사장은 “M&A 대상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갖지 못한 역량을 확보해야하므로 기업간거래(B2B), 신규사업 영역에 (M&A가) 집중될 것”이라며 “올해 1∼2개 정도 시장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어 3월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M&A는 신성장동력인 플랫폼, B2B 분야로 가지 않겠냐”면서 “전장 사업과 냉난방공조(HVAC)에서도 M&A 등 적극적인 투자로 사업을 확장,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지난 4월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하는 CSO(Chief Strategy Office) 부문에서 M&A 관련 인력도 충원한 것으로 알려진다.최근 3년간 최대 실적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추가 M&A를 위한 실탄은 넉넉하다. 1분기 LG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조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6조8109억원과 비교하면 3%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시장에서는 플랫폼, AI, 냉난방공조 분야의 추가 M&A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우선 플랫폼 분야는 산업을 불문하고 새로운 수익원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연초 월마트도 저가형 TV제조사 비지오(VIZIO)와 비지오 운영체제인 스마트캐스트를 인수하고 TV플랫폼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다.LG전자도 지난 2021년부터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webOS로 TV 플랫폼 사업에 진출했고, 미국 광고·데이터 분석업체 알폰소를 인수하는 등 TV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LG전자의 TV플랫폼 관련 매출을 7000억원대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HE 부문 내 이익 기여도가 상당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또한 AI와 냉난방공조는 LG전자가 힘주어 키우는 미래먹거리다. 선도업체를 인수하는 경우 전문성은 물론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현금 8조원 이상을 확보한 LG전자의 추가 M&A 가능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경영진이 앳홈 인수를 AI 플랫폼 구축 1단계로 언급하며 향후 추가 M&A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