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렌터카 양도 대상서 제외… 시너지 효과 창출, 시간 걸릴듯지속된 사업 재편 작업으로 재무부담 가중…부채비율 287.4%주유소 매각 대금 활용해 재무구조 개선·신사업 확장 나설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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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를 통합하면서 M&A(인수·합병)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지속된 사업 재편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된 상황인데, 업계에선 통합 시너지 효과도 당장 창출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무리 중인 SK네트웍스의 AJ렌터카 통합 작업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SK렌터카의 강점인 장기렌터카가 양도 대상에서 빠지면서 이를 두고 여러가지 해석이 오가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선 SK네트웍스가 장기렌터카를 통합에서 제외한 것은 정보 노출에 따른 부담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기존 장기렌터카 계약은 넘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SK네트웍스는 자사 SK렌터카 브랜드를 통해 진행해 온 사업 가운데 기존 장기 렌털 계약을 제외한 사업 전체를 AJ렌터카로 1625억원에 이관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주주총회를 거쳐 올해 말까지 영업양수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업계에선 이번 통합을 두고 '규모의 경제'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SK렌터카는 개인·장기 고객 비중이 높고 AJ렌터카는 단기·법인 고객이 많아 겹치는 부분이 적은 만큼, 통합 시 효과가 크다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장기렌터카가 통합에서 제외되면서 이러한 기대는 빗나갔다. 통합 시너지 효과를 당장 기대하는 것도 힘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SK렌터카의 장기렌터카는 현재 8만여대(전체 11만4203대)에 달하는데, 이 중 30% 정도만 통합 법인에 포함되는 것이다.

    SK네트웍스 측은 이에 대해 장기 렌터카 고객들이 불필요한 혼란과 불편을 겪지 않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선 완전한 통합까지는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렌터카 장기렌터카 고객들의 경우, 재계약을 원하면 기존 계약 기간이 끝나고 새 통합법인과 다시 계약을 해야 한다. 장기렌터카 게약기간은 최대 5년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규모의 경제'를 강조했는데도 강점인 장기렌터카를 통합에서 제외한 것은 의문"이라면서 "새로 출범한 통합 법인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함이라던지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의 M&A 후유증은 재무부담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SK네트웍스의 부채비율은 287.4%, 순차입금은 3조5223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6년 이후 패션사업과 LPG충전소 사업 등 사업 매각으로 부채비율을 다소 낮췄으나 재무 부담은 여전하다.

    이번에 웅진코웨이 인수에서 발을 뺀 것도 가격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재무구조상 무리해서 인수할 경우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웅진코웨이 인수 이후 독과점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 불참 대신 SK네트웍스는 SK매직을 중심으로 하는 홈케어 사업 등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직영주유소 매각 검토를 진행 중인 것도 이같은 결정의 연장선상으로 분석된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6년  동양매직(SK매직) 인수를 시작으로 M&A를 통해 외형을 확대해온 대표적 기업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면세 사업을 접고 패션 사업은 현대백화점그룹에 넘기는 등 과감한 사업재편 작업을 통해 현재의 모빌리티와 홈 케어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었다. 

    다만, 업계에선 SK네트웍스의 이같은 지속적인 외형 확장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SK네트웍스가 주유소 매각 대금을 활용해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홈케어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인수전 불참과 직영주유소 매각과는 연관이 없다"면서 "공시된 내용과 같이 직영주유 매각과 관련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나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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