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영업익 4700억원대13분기만 5000억 미만 수준D램-낸드 재고 정상 수준 회복 '청신호'AI 등 수요 회복 속도 빨라져 내년 희망적5G 시장 개화 맞춰 모바일향 D램 성장 예고...제품 개발 로드맵도 '착착'
  • SK하이닉스가 13분기만에 가장 낮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 다운턴(Downturn)을 실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냈다. 지난 2분기 1조 원대 밑으로 줄어든 영업이익은 3분기 5000억 원대선도 무너지며 바닥을 통과하는 모습이다.

    다행히 부지런히 재고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수요도 늘고 있어 4분기부터는 전망이 긍정적이다. 내년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화될 5G 스마트폰 수요 증가로 모바일 메모리 부문에서 성장률도 실적 개선에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다만 내년 2분기나 돼야 길고 길었던 다운턴이 끝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SK하이닉스는 2019년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 D램의 재고 수준이 3분기 말 기준으로 정상 수준으로 줄어든데 이어 낸드플래시 재고도 연말께면 정상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석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 상무는 "D램의 경우 2분기 말 7주치 수준의 재고가 있었지만 3분기 말 기준으로 5주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내년 1분기에는 소폭 재고수준이 올라갈 수 있지만 그 이후 조금씩 줄어들어 정상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담당 상무도 "낸드 재고는 지속적인 판매 효과로 3분기 말 기준 6주치 후반 수준으로 줄었고 4분기에도 줄여서 연말에는 정상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재고 조정을 통해 시장 수급 균형을 찾고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메모리 가격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실행해왔다. 지난 3분기에 재고 수준을 정상화한 것이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설비투자(CAPEX)도 보수적인 관점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이미 캐펙스 수준을 미래사업을 준비하는 중장기 투자 외에는 최대한 줄여왔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상당부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 캐펙스 규모는 아직 경영계획이 마무리되지 않아 구체적인 숫자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진행해온 캐펙스의 연장 선상에서 올해보다 상당부분 감소될 것"이라며 "장비투자와 같은 단기 투자는 업황을 감안해서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지만 역시 상당부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 3세대 10나노급(1z) DDR4 D램. ⓒSK하이닉스
    ▲ 3세대 10나노급(1z) DDR4 D램. ⓒSK하이닉스
    이런 가운데 내년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5G가 모바일 사업 분위기 전반을 바꾸면서 SK하이닉스의 모바일 D램 수요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석 D램 마케팅담당 상무는 "고객사들의 내년 5G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 숫자를 취합해보면 2억 대 이상으로 큰 폭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올 하반기 들어 서버향 D램 비중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모바일의 절대값 자체가 더 큰 상태인데 내년엔 5G 등으로 모바일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상무는 이어 "모바일 D램은 내년 20%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모바일 부문에서의 회복을 자신했다.

    제품 개발도 당초 예고했던 로드맵을 따라 순조롭게 실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극자외선(EUV)공정 장비를 SK하이닉스도 2021년 활용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1z 16기가빗 나노급 제품 개발을 최근 완료했고 이 기술을 기반으로 내년 초중반까지 LPDDR5와 같은 파생제품들이 나올 것"이라며 "2021년 1a급 제품을 EUV를 활용해 양산할 예정이고 1b 나노급은 2022년 EUV 공정을 더 확대해 양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적자상태인 낸드플래시 사업은 단기간 내에는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극대화되고 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판매 환경이 우호적으로 전개된다는게 희망적인 부분이다.

    김정태 낸드마케팅담당 상무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는 96단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126단 제품은 고용량 모바일 등에 집중해 내년 3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당분간 수급 안정화로 낸드 시장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단기간 내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