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HMR 시장… 연간 두자리 성장CJ제일제당·현대그린푸드·롯데푸드 등 수백억 투자로 경쟁력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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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업계가 HMR(가정간편식)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HMR 중심으로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생산설비 투자가 경쟁우위에 좌우된다는 판단에서다. 

    8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가정간편식의 성장, 외식업계에 위기인가 기회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HMR 시장 규모는 국내 출하 기준으로 2013년 2조841억원에서 2017년 3조7909억원으로 5년간 80%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는 약 4조원, 올해는 5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식품업계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완공한 충북 진천 공장에 내년까지 총 5400억원을 투입, 생산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공장 증설 등 HMR 관련 투자비용은 향후 3~5년간 총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햇반과 함께 고메 브랜드를 통한 HMR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롯데푸드는 내년까지 총 930억원을 투입, 김천공장 증설해 HMR 라퀴진 브랜드 제품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증설로 간편식 생산라인을 확대, 만두, 튀김 등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지난해 2300억원이던 HMR 매출을 2022년까지 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연내 완공 목표로 경기도 성남에 스마트 푸드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건립 비용만 기존 계획 600억원보다 26% 늘어난 금액으로 현대그린푸드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 697억원을 웃돈다.

    스마트 푸드센터는 현대그린푸드의 첫 번째 식품 제조 전문 시설이다. 2개 층, 2만18㎡ 규모로 하루 평균 100t, 약 40만명분의 완제품·반조리 식품류를 생산한다. 이는 연간 최대 3만1000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번 센터 신축으로 생산 능력이 지금보다 100배 늘어 B2C 식품제조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연간 1조원 규모의 식자재 구매 역량을 활용해 신선한 식재료와 차별화된 소스로 만든 케어푸드 간편식(HMR) 제품을 출시해 5년 내 매출 규모를 3조원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동원홈푸드는 지난달 충북 충주시 메가폴리스 산업단지에 B2B용 소스류를 만드는 신공장을 오픈했다. 700억원을 투자한 이 공장은 대지면적 약 6만2810㎡(1만9000평) 규모에 연면적 약 2만826㎡(6300평) 규모의 3층 건물로 국내 조미식품 제조시설로는 가장 고도화된 형태의 공장이다.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해 원자재 보관과 입·출고, 제품 포장 등 모든 공정에서 실시간 자동 제어와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7월 경기도 오산시 원동에 오산2공장을 준공했다. 이 곳은 기존 샌드위치·김밥류·도시락 등의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냉동 피자 생산시설을 도입하고자 2017년부터 600억원을 들여 건립됐다.

    연면적 1만8125㎡ 넓이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졌다. 이곳에서는 냉동 피자, 샌드위치, 케이크 등을 연간 최대 2만2000t까지 생산한다. 신세계푸드는 오산2공장에서 자체 브랜드인 베누의 냉동피자 뿐 아니라 B2B용 냉동피자도 함께 생산 중이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HMR은 식품산업 내 유일한 고성장 카테고리로 대형 식품 업체의 전유물이 되리라 전망했던 HMR 시장에 다양한 경쟁 주체들이 참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제품 유형이 출시되고 있고, 최근 냉동면, 생선구이 등 카테고리 확장으로 인해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면서 "배달음식, 밀키트 등도 결국은 가정 내 조리식을 대신하는 대체재로써 HMR 시장과 성장의 궤를 함께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