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인스트림 시장 확대 나선 한국 기업들풀무원 김치, 월마트 신선·냉장 제품 취급 매장만 입점농심 신라면·너구리 판매되고 있지만 '신라면 건면'은 아직
  • ▲ 월마트 슈퍼센터 워싱턴DC. ⓒ임소현 기자
    ▲ 월마트 슈퍼센터 워싱턴DC. ⓒ임소현 기자
    아시아에서 활약 중이던 K-푸드가 미주 권역까지 넘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당시 식품기업인들을 만나고, 한국 식품 기업들이 미국 진출을 위한 투자를 속속 결정한 데 이어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기업들이 미국에서 창출한 다양한 성과를 알리고 있는 가운데, 실제 모습은 어떨지에 대한 호기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뉴데일리경제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 동부 지역의 대표 도시인 뉴욕을 방문해 미국 속 K-푸드의 현재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지난 3일(현지시각) 오후 5시께 찾은 워싱턴DC 유니온역 근처 월마트 슈퍼센터 워싱턴 DC(99 H Street Nw, Washington, DC 20001)은 장을 보러 나온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 ▲ 월마트 슈퍼센터 워싱턴DC. ⓒ임소현 기자
    ▲ 월마트 슈퍼센터 워싱턴DC. ⓒ임소현 기자
    연말 연휴 직후 금요일 저녁인데다, 매장 전역에 걸친 할인행사 때문에 마트는 더욱 활기를 띠고 있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미국 현지인들로 보였다.

    매장 곳곳을 다니며 한국 제품을 찾아봤다. 주고객층이 현지인인만큼 미국의 관광지 마트에 비해 한국 제품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 소스와 면류 사이에서 간신히 '아시안 푸드(Asian food) 섹션을 발견했다.

    하지만 해당 코너는 일본 라면, 중국 면류·소스류, 베트남 면류·소스류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나마 농심의 신라면, 너구리, 육개장 등이 체면을 살렸다. 신라면은 미국 전역 월마트 4000여 전 점포에 입점돼 판매될 정도로 K푸드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 ▲ 월마트 슈퍼센터 워싱턴DC 아시아 푸드 섹션. ⓒ임소현 기자
    ▲ 월마트 슈퍼센터 워싱턴DC 아시아 푸드 섹션. ⓒ임소현 기자
    현재 미국라면시장에서 일본의 동양수산(점유율 46%)과 일청식품(30%)이 1,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농심(15%)은 3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농심은 지난 9월부터 신라면 건면의 미국 수출을 시작, 월마트 등의 대형 마트를 중심으로 입점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지만 이곳에서는 아직 신라면건면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미국 서부 측에 생산기지가 있는만큼 동부 지역은 조금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시안 푸드 섹션을 보던 중 이날 매장을 찾은 한 소녀가 너구리 라면을 집어들었다. 구매를 하려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동행한 엄마에게 "이건 중국 제품인가? 처음보는 거네"라고 말하더니 다시 내려놓았다.

    더 이상 이곳 마트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한국 제품은 없었다. 신선, 냉장 코너로 이동하자 스시, 치킨 윙, 피자 등을 판매하는 라이브 코너와 햄, 피클, 계란, 간편 조리식 등을 판매하는 냉장 코너 앞에도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다만 기대했던 김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매대를 꼼꼼히 살펴봤지만 김치류 제품은 존재하지 않았고, 피클류가 전부였다.

    이날 신선, 냉장식품 담당 직원에게 "월마트에서 김치를 살 수 있다고 들었는데, 이 매장에는 없나"라고 묻자 "없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 ▲ 지난 3일 찾은 월마트 슈퍼센터 워싱턴DC 신선코너에는 피클류만 판매되고 있었다. ⓒ임소현 기자
    ▲ 지난 3일 찾은 월마트 슈퍼센터 워싱턴DC 신선코너에는 피클류만 판매되고 있었다. ⓒ임소현 기자
    풀무원은 최근 한국산 김치가 미국 메인스트림 시장에 진출한 지 1년만에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풀무원식품에 따르면 풀무원의 한국산 김치가 지난해 8월 말 기준 미국의 교포마켓이 아닌 월마트 등 대형 유통매장 시장점유율에서 닐슨(시장조사기관) 데이터 조사 결과 현지 생산 김치들을 제치고 40.4%로 1위에 올랐다.

    풀무원이 2018년 9월 한국산 김치로 미국 메인스트림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의 시장점유율은 0.7%였으나, 불과 1년 만에 점유율을 40.4%까지 끌어올리며 단시간 내에 미국 대형유통 시장을 점령하고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김치로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풀무원은 월마트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올해 전 매장 입점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 매장에서는 김치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풀무원 측은 "미국 내 월마트가 4500개 정도 되는데 이 중 신선, 냉장 제품을 취급하는 3900개 전 매장에 입점한 것"이라며 "'전 매장 입점'이라는 표현은 월마트와 상의된 것으로, 김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전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워싱턴 DC 매장이 신선, 냉장 제품을 취급하고 피클류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풀무원 관계자는 "해당 매장의 경우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풀무원 측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미국 김치 시장이 초기 단계에 해당하고 규모가 작기 때문에 꾸준히 현지화를 통해 미국 김치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김치들은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젓갈을 뺀 상황"이라며 "현재 현지화를 거친 신제품 개발 단계이고, 앞으로도 미국인의 입맛에 맞는 한국산 김치를 계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