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3년 만에 음료·주류 부문 통합이영구 대표, 생산효율화 등 체질개선 속도낼 듯소주·맥주 시장점유율 회복도 관건
  • ▲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롯데칠성음료 홈페이지
    ▲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롯데칠성음료 홈페이지
    롯데칠성음료가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한 지 3년 만에 다시 원톱체제로 복귀하게 됐다. 주류부문 부진을 극복하고 음료 성장을 공고히 다져 실적 반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영구 신임 대표가 어떤 쇄신책과 대응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최근 음료와 주류 양쪽에 따로 분할돼 있던 경영기획부문 조직을 통합하며 전략기획부문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전략기획부문은 인사와 총무, 홍보 등을 관할하는 조직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음료와 주류부문이 통합되면서 중복되는 부서가 생겼다. 이로 인해 지원부서 조직을 통합하는 조직개편이 진행됐다. 세부적인 사항은 조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현장 영업조직은 음료와 주류 각 부문이 그대로 남는다. 음료는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거래처가 형성돼 있지만, 주류는 도매상을 통해 소매에 공급되는 까닭이다. 회사 측은 “음료와 주류는 영업 채널이 아예 달라 현장 조직도 각기 따로 갖춰져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원톱’ 대표체제로 변화하며, 주류사업부문이 최근까지 독립된 사명처럼 써왔던 ‘롯데주류’ 타이틀 역시 더는 사용하지 않느냐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간 편의상 ‘롯데주류’로 불렀지만, 정식 사명은 롯데칠성음료다. 그 안에서 음료사업부문과 주류 사업부문으로 나뉘어 있었다. 앞으로도 롯데칠성이라는 기존 이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 ▲ ⓒ롯데주류
    ▲ ⓒ롯데주류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 주류와 음료에 각각 대표를 선임하며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최근까지 이영구 대표가 음료부문, 김태환 대표(전무)가 주류부문을 맡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통해 음료 부문을 이끌던 이영구 대표가 주류 부문까지 총괄하게 됐다. 김태환 대표는 부임 1년 만에 일선에서 물러나며 자문 역할을 맡게 됐다.

    업계에선 주류부문의 계속된 부진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 1조838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음료부문 매출액이 1조275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9.4%를 차지했다. 

    주류부문은 56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6769억원 대비 1000억원 정도가 감소한 수치다. 사실상 롯데칠성음료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음료부문이 책임진 셈이다. 음료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신장했다.

    주류 사업 부문은 지난해 예상치 못한 일본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았다.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맥주 ‘테라’의 인기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 

    업계는 3년 만에 원톱 대표이사 체제로 복귀한 롯데칠성이 올해 주류 시장에서의 점유율 회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음료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냈던 이 대표가 올해 통합해 이끄는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류 시장에서 반전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특히 시장 점유율이 5% 안팎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 맥주 사업의 부진 탈출은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양대 회사가 맥주 1위 타이틀 경쟁을 벌이는 사이 롯데칠성의 주력 제품인 클라우드, 피츠의 매출은 최근 큰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롯데주류의 경영효율화에 좀 더 역점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롯데주류는 연초부터 가격 인하를 단행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종량세(주세법 개정)를 적극 수용해 국산맥주 ‘클라우드’와 ‘피츠 수퍼클리어’ 출고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클라우드’ 가격은 캔맥주 500㎖ 기준 1880원에서 1565원으로, ‘피츠’ 가격은 캔맥주 500㎖ 기준 1690원에서 1467원으로 각각 인하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는 30년 넘게 롯데그룹에만 몸담은 정통 ‘롯데맨’이면서 음료사업의 호실적을 이끈 만큼 기대가 모이고 있다. 수익 개선 이라는 막중한 미션을 받은 만큼 올 한해 다양한 사업 전략에 고삐를 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