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용승인 업체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등 4개사진단키트 개발업체, 우후죽순 '코로나19 테마주'로 급부상진매트릭스, 투자경고종목… 피씨엘, 신속진단키트 정확도↓
  • ▲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씨젠의 '올플렉스 코로나19 에세이(좌)'와 솔젠트의 '다이아플렉스Q 노벨 코로나19 진단키트'(우) ⓒ씨젠, 솔젠트
    ▲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씨젠의 '올플렉스 코로나19 에세이(좌)'와 솔젠트의 '다이아플렉스Q 노벨 코로나19 진단키트'(우) ⓒ씨젠, 솔젠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진단검사 수요가 폭증하면서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업체도 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옥석가리기도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수는 4212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간 코로나19 검사 중인 대상은 3만 379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10만 5379명의 검사를 완료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진단검사 역량을 이달 말 1만 3000건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등 학계에서는 최대 하루 2만건까지 검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진단검사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의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 제도에 도전하는 업체도 30여 개사에 이른다.

    현재 질본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업체는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4개사다.

    국내 첫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코젠바이오텍은 지난달 7일부터 매주 '파워체크 코로나19 키트' 3만회 테스트 분량을 50여 개 민간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씨젠의 '올플렉스 코로나19 에세이'는 지난달 7일 유럽 CE인증을 받은 데 이어 같은달 12일 질본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씨젠은 지난달 18일부터 코로나19 진단시약을 국내 출시한 후 전 세계 공급을 개시하기로 했다. 씨젠의 1일 생산가능 물량은 5만회 테스트 분량으로, 최대 2배까지 증산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씨젠의 자동화 시스템에 적용할 경우 검사기관에 따라 하루 1000명 이상 동시검사가 가능하다. 또한, 검사시간을 4시간 이내로 단축하고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용자가 쉽게 검사결과를 자동으로 판독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솔젠트의 '다이아플렉스Q 노벨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스탠다드M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질본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는 관계회사인 솔젠트는 자사의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질본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28일 CE도 획득했다.

    솔젠트의 1일 생산가능물량은 1만 5000~2만 테스트 규모다. 솔젠트는 비상 생산체제를 가동해 국내외 안정적인 검사시약 공급에 일조하겠다는 방침이다. 솔젠트는 일본,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 20여 개국가 계약을 체결해 이날(2일)부터 진단키트를 순차적으로 발송할 예정이다.

    바이오니아, 티씨엠생명과학, 랩지노믹스, 지노믹트리, 진시스템 등 30여 개사는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을 마치고 질본의 긴급사용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진단키트 관련주가 코로나19 테마주로 급부상하고 있어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진매트릭스는 지난 1월23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지난 1월 17~29일간 주가등락률이 48.62%에 이르자 한국거래소가 경고에 나선 것이다. 거래소는 코로나19 테마주로 묶인 진매트릭스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피씨엘은 최근 집에서도 10분 안에 코로나19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항원 간편진단키트'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사하는데 6시간 정도 소요되는 기존 분자진단 방식 키트에 비해 검사시간이 10분으로 단축된다는 강점이 있다. 이에 피씨엘은 지난달 27일 전일 대비 29.69%(2530원) 급등한 1만 105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해당 진단키트는 정확도가 85%에 불과한데다 유전자가 아닌 항원을 이용하는 방식이라 질본의 승인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질본은 긴급사용승인 대상을 '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Real-Time PCR)'이라는 분자진단 방식에 한정하고 있다. Real-Time PCR 방식은 정확도가 99%에 달한다.

    의료계에서는 신속진단키트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검사를 반복해야 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 전문의는 "(해당 키트를 사용할 경우) 양성이더라도 유전자검사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하고, 음성이더라도 유전자검사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면 (코로나19) 검사의 유용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이혁민 대한진단검사학회 감염병관리이사도 "신속진단키트가 빠른 검사결과를 내보일 순 있지만 정확도가 70% 이하이기 때문에 오류를 낼 확률이 높아 국내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저개발 국가에서는 분자진단검사를 시행할 인력, 금전적 자원이 없기 때문에 신속진단키트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장 규모에 비해 과잉 생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만간 질본이 추가적으로 긴급사용 승인을 할 경우 진단키트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각 업체별 수익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

    향후 진단키트 생산뿐 아니라 코로나19를 검사할 수 있는 검사센터를 보유한 기업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씨젠의료재단을 보유한 씨젠, 랩지노믹스 등이 이에 속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업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과도한 측면도 있다"며 "향후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 승인 업체가 늘어나면, 진단키트뿐 아니라 검사비까지 챙길 수 있는 검사센터를 보유한 업체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