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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헬스케어에 이어 씨젠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업체들의 올 1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진단업체의 1분기 실적은 직접 매출 발생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이날 국내 업체 중 두 번째로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다. 오상헬스케어가 지난 19일 국내 최초로 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지 3일 만이다. 코젠바이오텍, 솔젠트, 랩지노믹스, 진매트릭스 등은 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코로나19의 해외 확산세가 증폭되면서 진단키트의 수요가 몰렸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호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단업체들의 1분기 실적은 직접 매출 발생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씨젠, 랩지노믹스 등 상장사들은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로 인한 매출이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씨젠은 지난 2월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을 받고 같은달 18일부터 국내는 물론, 전 세계 60여 개국에 '올플렉스(AllplexTM 2019-nCoV Assay)' 1000만 테스트 이상 수출했다. 씨젠은 내달부터 현재 주당 300만 테스트 물량에서 주당 500만 테스트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을 감안했을 때 진단키트의 수요 증가에 따라 올해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랩지노믹스는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으나 아직 허가를 받지는 못한 상태다. 현재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업체는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등 5개사에 불과하다. 대신 랩지노믹스는 식약처의 수출 허가를 받았다.
국내 확진자가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내수 시장보다는 미국, 인도, 중동 등 수출 중심으로 진단키트 매출 성장을 노리겠다는 게 랩지노믹스의 전략이다. 지난 16일자까지 공시된 랩지노믹스의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단일 계약 규모만 250억원에 이른다.
씨젠, 랩지노믹스 등은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로 인한 매출이 그대로 실적에 반영되지만, 솔젠트나 오상헬스케어는 상황이 다르다.
오상헬스케어는 오상자이엘이 지분 14.85%를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다. 오상헬스케어는 오상자이엘의 연결 대상 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오상자이엘의 매출에 반영되는 정도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솔젠트는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매출 기여도가 더욱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 EDGC는 솔젠트의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다.
코젠바이오텍, SD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등 비상장사의 경우 분기별 실적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진단업체들의 1분기 실적 개선으로 인한 주가의 추가적인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것.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진단업체의 코로나19에 대한 분자 진단, 항체 진단 등의 내수·수출 매출이 급증했다"며 "실적으로 확인되기 전에 기대감이 먼저 반영돼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