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oT 적용 기업 75%, 완료 및 올 도입 추진기업들 대다수 시간, 인력 쫓겨 사업 접목 어려움전문가들 "방대한 데이터 신속 처리 기술 개발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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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기업 및 기술 공급업체에 이어 네슬레와 같은 식품 업체들도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있다. 재료의 투명한 유통과정으로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다.

    네슬레는 최근 Open SC(Supply Chain)에 IBM의 블록체인 유통 추적 플랫폼 푸드트러스트를 활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소비자가 유기농 마트에 들러 브로콜리 원산지와 재배 방법을 알고 싶어할 경우 제품에 부착된 QR코드 등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앱에 재배 방법부터 마트에 들어 오기까지의 정보를 표시한다.

    전문가들은 네슬레의 사례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식품 유통과정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좋은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남아있다고 조언한다.

    가트너가 최근 500여 곳의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도입한 기업 가운데 75%는 블록체인을 이미 도입했거나 2020년 말까지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수많은 기기를 연결하고, 엄청난 수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IoT 기반의 네트워크를 현재의 블록체인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데이터 분석 회사인 그리니치 역시 은행, 컨설팅기업, 기술공급업체, 거래소 등 글로벌 213개 기업 가운데 약 57%가 블록체인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가장 큰 문제로 블록체인 분야의 '확장성'을 꼽았다.

    블록체인은 대부분 오픈소스로 개발해 배포하고 있어 기업들에게 많은 인력을 요구하고 있다. 조직에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성하거나 외부 조직과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형성할 때 개개인의 서버(노드)를 추가하고 설치하는 작업은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다양한 비즈니스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손쉬운 설치·배포 툴이 있는지, 다양한 인프라 환경에서 기존의 레거시 시스템과 쉽게 호환해 노드를 구성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운영·시스템·네트워크·보안 등 유관 부서와의 협업도 사전에 계획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초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도 각각 평균 초당처리속도가 7 TPS(초당처리속도), 20 TPS에 그치며 확장성에 한계를 보여줬다.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제조, 통신, 물류와 유통, 의료, 공공 등 모든 서비스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기업용 블록체인 시장의 64%를 차지하는 하이퍼 레저 패브릭은 이 같은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송 최적화 등의 방법을 적용, 3500 TPS까지 속도를 개선했다. 이더리움도 올해 1분기 출시 예정인 '이더리움 2.0(세레니티)' 버전에 지분증명(PoS), 분산DB 기술(샤딩) 등을 적용해 기존 25 TPS에서 1만 TPS까지 성능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와 KB국민, IBK 기업은행 등이 참여한 R3 Corda는 전 세계 100여개 금융사들이 연합한 세계 최대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으로 617 TPS까지 속도를 개선했다.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 미디움은 기업형 고성능 블록체인 솔루션인 MDL(MEDIUM Distributed Ledger) 시리즈를 통해 3만 TPS에서 5만 TPS급의 성능을 보장하는 제품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국내외 기업들이 성능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로는 블록체인이 가져올 혁신과 수익 창출 잠재력이 높다는 점에서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2027년 전 세계 총생산(GDP)의 10%인 8조 달러가 블록체인 기술에서 파생될 것으로 예상한다.

    블록체인 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의 연간 성장률은 2020년 기준 120%에 달하고, 사업적 부가가치는 2030년 3조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블록체인 확장성을 해결하는 것이 향후 시장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필수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