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 총괄사장도 재선임3세경영 공고화영업익 1조클럽 등 경영성과 인정
  • ▲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
    ▲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
    효성그룹 주주들의 선택은 조현준 회장이었다. 20일 열린 주총에서 주주들은 조 회장 연임안에 70%가 넘는 압도적인 표를 몰아줬다.

    주총 당일까지 기자회견을 하는 등 줄곧 반대운동에 나선 참여연대와 전날 연임안 반대의사를 밝힌 국민연금 측이 무색해졌다.

    주주들은 3년만에 복귀한 '영업익 1조클럽' 등 경영성과를 높히 샀다. 함께 안건에 오른 조현상 총괄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도 무리없이 통과됐다.

    이같은 결과는 조 회장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 덕분이다. 주총 참고서류에 따르면 ㈜효성은 조 회장 21.94%, 조 총괄사장 21.42%, 조석래 명예회장 9.43% 등 최대주주 및 특별관계자 지분이 총 55.08%다. 찬성표가 70%를 넘어선 것은 일반 주주들 사이에서도 찬성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면서 조 회장 체제는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선임은 조 회장이 지난 2017년 7월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 이전까지 10회째 사내이사직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대표이사가 된 이후 처음으로 주주들의 신뢰를 받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 2017년 회장 취임 7개월 만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당시 효성은 조 회장과 김규영 사장의 2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고 밝히면서 조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이유에 대해 "조 회장 체제가 안정화된 상황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조 회장이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효성은 조 회장을 비롯해 조현상 총괄사장, 김규영 사장 등 3인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한다. 조 회장은 11번째, 조 사장이 4번째 사내이사직을 이어가는 것이다.
  • ▲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효성
    ▲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효성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은 그동안의 이뤄낸 경영성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현장 경영에 몰두하며 기업 역량을 강화하는데 힘써왔다. 주요 국가는 물론 글로벌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확장을 가속화했고, 원활한 소통경영으로 국내외의 신망을 얻었다.

    이같은 경영 전략은 매출 성장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효성은 지난해 매출 18조119억원, 영업이익 1조102억원을 달성하며 지난 2016년(영업이익 1조163억원)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클럽에 재가입했다. 지난 2018년 지주사와 사업회사 분할 이후 회사가 빠르게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조 총괄사장도 타이어코드 등 자동차용 소재사업을 포함해 신사업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효성은 조 총괄사장에 대해 "총괄사장으로서 글로벌 경영감각을 발휘해 사업전반의 포트폴리오 매니지를 하고 있다"며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효성은 이날 신임 사외이사로 3선 국회의원과 노무현 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정동채 더불어민주당 고문을 선임했다. 정 고문은 폭넓은 식견과 행정·입법조직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효성의 미래전략을 고민하고, 변화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할 예정이다. 

    조 회장이 주주들의 압도적 지지로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되면서 조 회장의 재선임에 지속적으로 딴지를 걸어온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만 머쓱한 상황이 됐다.  

    참여연대는 지난 17일 조 회장과 조 총괄사장의 선임 반대를 권고한 이후 이날 오전에도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주총에 앞서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공공운수노조 국민염금지부, 민변 경제위원회, 민주노총,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 노동 시민단체들은 효성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사람의 연임을 반대했다.

    국민연금도 전날 회의를 열고 조 회장과 조 총괄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두 사람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이유에는 기업가치 훼손 이력과 감시의무 소홀, 과도한 연임 등이 포함됐다. 

    재계 관계자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무리없이 통과된 것으로 보아 조현준 회장의 경영성과를 주주들이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조 회장 체제가 더 공고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은 올해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지위 향상을 이뤄내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숲을 보는 경영 자세로 장기적인 관점의 변화와 성장을 준비하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조 회장은 취임 후 이사회 산하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의 대표위원을 사외이사에게 맡겼다. 2018년에는 이사회 의장직도 사외이사에게 넘겨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한층 강화했다. 

    아울러 효성은 고객의 목소리(VOC·Voice of Customer)를 기반으로 지속적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 글로벌 최고 기술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마트 팩토리,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혁명에 맞는 새로운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김규영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물동량이 상당 부분 감소돼 전세계가 경제적으로 어렵다"면서 "이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걱정도 크지만, 효성 임직원들은 이러한 사태를 빠르게 극복하고 다시 원상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