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주 롯데쇼핑 실적악화에 대해 항의성 발언 이어져강희태 부회장 첫 의장데뷔에도 순발력 있는 대처주총 지연에도 롯데쇼핑 주총 원안대로 가결
  • ▲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롯데쇼핑
    ▲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롯데쇼핑
    “의장, 주주 배당을 26% 깎는데 이사보수한도도 10%는 깎아야 되는 것 아닙니까”

    롯데쇼핑 정기 주주총회에서 나온 주주의 발언 중 일부다. 통상 20분 내외로 끝났던 롯데쇼핑의 주총이 일부 주주의 강경한 발언으로 지연되면서 다소 소란스런 광경을 연출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주주의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았던 것. 

    그럼에도 올해 주총에서 의장으로 대뷔한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의 순발력이 주총을 무난하게 진행시켰다는 평가다. 

    27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 롯데빅마켓에서 개최된 롯데쇼핑 제50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주요 안건마다 주주의 발언이 이어졌다. 여기에는 왜 매출 감소보다 영업이익 감소가 크냐는 질문부터 광주 롯데슈퍼 부지에 주상복합을 지을 것이 아니라 서울에 지어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여기에 대한 다른 주주의 항의나 제청이 이어지며 소란스러운 광경도 펼쳐졌다. 

    그럼에도 올해 첫 의장을 맡은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의 대처는 순발력있었다. 

    강 부회장은 이사보수한도 관련 안건에 대한 주주의 주장에 “작년 이사보수한도 11억원 중 실제로 집행된 것은 46억원으로 50% 미만”이라며 “경영여건을 참고해서 이사 보수한도를 적절하게 통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상암동 부지에 주상복합을 지어야한다는 주주의 발언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협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확정된 바 없지만 말씀을 참고하겠다”고 유연하게 답했다. 

    심지어 롯데쇼핑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왜 51.8%가 감소했는지 상세히 설명해달라는 주주의 요청에도 “주주님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내용을 정확히 설명드리려면 5개 사업부 각각 특성을 설명드려야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어려우니 주총이 끝난 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자칫 험악해질 주총의 분위기도 별다른 소란 없이 무난하게 종료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일부 주주가 이처럼 이례적인 질문이나 발언을 쏟아낸 것은 롯데쇼핑의 주가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의 실적이 수년째 우하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실적이 안 좋으니 일부 주주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롯데쇼핑 주총에서는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과 장호주 롯데쇼핑 쇼핑HQ 재무총괄본부장이 각각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는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사외이사에는 박재완, 이재원 사외이사의 재선임이 가결됐고 주택사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정관변경도 원안대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