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우 교수, 경제적 위기로 인한 ‘구조요청 발생’… 선제적 접근 필요 윤석준 학장,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기’ 등 인식의 변화 중요 고대 보건대학원, 세미나 열고 장기전 대책과제 등 논의
  • ▲ 고려대보건대학원이 코로나19 장기전 대응 자체 세미나를 열었다. ⓒ고려대보건대학원
    ▲ 고려대보건대학원이 코로나19 장기전 대응 자체 세미나를 열었다. ⓒ고려대보건대학원
    내일(28일)이면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심각했던 대구·경북 사태,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등을 겪고 연일 10명 이내의 신규확진자 발생으로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진 전 480여명이 모인 클럽을 다녀가 또 다른 집단감염이 우려되고 있는 모양새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었어도 자칫 방침하는 순간 위험요인이 도사리는 코로나19 시대의 단면이다. 

    종결 시기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 속 전문가들은 장기전에 대비한 심리방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정과 위기는 당분간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견고한 대책이 장기전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최근 고려대보건대학원은 고려대 미디어관에서 내부세미나를 열고 장기전에 접어든 코로나19 시기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세미나에서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실질적 고통이 있는 힘든 시기임을 인식하고 절망에 빠진 이들에 대한 적극적 지원책이 발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IMF나 미국발 경제위기가 터졌을 때,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생겼고 자살률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역시 부정적 영향이 이미 사회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백 교수는 “동네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의 심리적 불안감 호소가 급증하고 있다. 경제적 위기에 따른 구조요청을 하는 것이다.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들에 대한 상담치료 과정에서도 동일한 맥락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적극적 검사로 방어했다면, 위기에 빠져 가정이 무너질 수도 있는 사람들의 하소연을 구조신호로 받아들여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책이 발동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무급휴직자에 대한 ‘코로나19 긴급 고용안정 지원금’ 등 제도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그룹이 많은 상황으로 선제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백 교수는 “실질적 대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그 어떤 심리방역도 효과를 얻기 어렵다. 방역에 집중하고 있는 행정서비스를 복지도 함께 아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밝혔다. 

    ◆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기’ 메시지로 전환

    종결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기’ 캠페인을 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석준 고대보건대학장은 “모든 국민이 자율적 참여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단기간에 끝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잘 지켜진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전에 접어든 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얼마 전 SNS 등을 통해 이탈리아 국민들이 발코니에 서서 서로를 위로하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공개된 바 있는데, 이러한 모습처럼 힘든 상황을 치유하기 위해 사회적 응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윤 학장은 “코로나19는 대한민국 사회를 바꾸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결국 고통스러운 시기를 함께 살아간다고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고광필 교수(가천의대 예방의학과) 역시 “코로나19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면서 신뢰감, 공감대 등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와 살아가기 위한 보다 세부적인 허용수칙 등을 전문가집단에서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