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나노' 반도체 EUV 공정 핵심 부상비용 및 생산성 획기적 수준 향상 기대메모리 이어 비메모리까지 EUV 확대 적용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세 공정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생산 공정에 EUV(Extra Ultra Violet·극자외선) 기술을 적용하며 초격차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EUV는 차세대 '싱글(한 자릿수) 나노미터 반도체 시대'에서 삼성의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데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D램에 EUV 공정을 적용한데 이어 'EUV 파운드리' 증설에 나서며 글로벌 종합 반도체 1위 회사로 도약을 위해 가속도를 붙였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10조원을 투자해 EUV 기반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 이로써 파운드리 공장은 기존에 구축한 경기 기흥·화성사업장에 이어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평택까지 확대하게 됐다. 

    평택캠퍼스는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공장만 있었지만 이번 투자 결정으로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를 아우르는 생산거점으로 변모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평택 파운드리 라인 공사에 착수했으며,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 예정이다. 이 라인에서는 5나노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D램에 EUV 공정을 적용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현재 EUV 공정으로 14나노 초반대 '4세대 10나노급(1a) D램 양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차세대 제품의 품질과 수율도 기존 공정 제품 이상으로 향상시킬 예정이다.

    EUV를 이용해 만든 4세대 10나노급(1a) D램은 1세대 10나노급(1x) D램보다도 12인치 웨이퍼당 생산성을 2배 높여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미세공정에 박차를 가하는 데는 경쟁사들의 추격에 따른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 중심에는 EUV 공정이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EUV는 반도체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정인 포토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사용하는 리소그래피(extreme ultraviolet lithography) 기술 및 이를 활용한 제조공정이다.

    반도체 칩을 생산할 때 웨이퍼(wafer)라는 실리콘 기반의 원판, 즉 둥근 디스크는 감광물질로 코팅이 되고 스캐너라고 하는 포토공정 설비로 들어가게 된다. 이 설비 안에서 회로 패턴을 새겨 넣기 위해 레이저 광원을 웨이퍼에 투사하는 노광(photolithography)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 칩 안에 현미경으로 봐야 보일 정도로 극도로 미세한 회로소자 수십억개를 형성한다. 그래야만 트랜지스터와 콘덴서 등 소자들을 지름 300mm의 제한된 웨이퍼 공간에 더 많이 집적하고, 성능과 전력효율 또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UV 광원은 기존 공정에 적용 중인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이 훨씬 짧다. 때문에 더 미세하고 오밀조밀하게 패턴을 새기는데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기존엔 미세회로를 만들기 위해 수차례 노광 공정을 반복해야 했지만, EUV 장비는 공정 단계를 줄일 수 있어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EUV를 통한 초미세화 공정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왔다.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기술적으로 셀 공간이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간섭현상으로 미세화가 어렵웠다. 비메모리와 달리 D램이 아직까지 10나노 중후반대에 머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나노대 D램은 공정에 따라 1세대(1x나노), 2세대(1y나노), 3세대(1z나노)로 나뉜다. 1x나노는 10나노대 후반(18~19나노), 1z나노는 10나노대 중반(14~16나노) 공정으로 분류된다.

    반도체는 공정이 미세할수록 전력 소모가 줄고, 생산성이 향상된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 본격 양산을 시작한 '3세대 10나노급(1z)'의 경우 2세대 10나노급(1y) 대비 생산성을 20% 이상 향상시켰고, 속도 증가로 전력효율 역시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EUV 공정으로 차세대 제품의 품질과 수율을 기존 공정 제품 이상으로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도 EUV 공정 적용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는 지난해 말 기준 7나노 공정이 매출의 35%를 차지했으며 올해도 미세공정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인텔 역시 기술 고도화를 위해 EUV 장비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정은승 사장은 "5나노 이하 공정 제품의 생산 규모를 확대해 EUV 기반 초미세 시장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전략적 투자와 지속적인 인력 채용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의 탄탄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