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 시 500㎞ 주행… E-GMP 개발 마무리 단계"내연기관차 개조 아닌 새로운 전기차"이르면 내달 초 생산설비 구축 나설 듯
  • ▲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45 ⓒ현대자동차
    ▲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45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진짜 전기차 시대’를 열기 위해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다. 그동안 기존 내연기관차를 개조하는 데 그쳤다면, 내년부터 지금껏 만나본 적 없는 새로운 전기차를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개발이 사살상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에 달하고 급속 충전기로 15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하는 기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초 E-GMP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기차(코드명 NE)를 출시한다.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하기 앞서 이르면 다음 달 첫째 주 공장이 일제히 휴무에 들어가는 기간 생산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을 위한 라인 교체, 정비에 1주일 이상이 걸린다”며 “늦어도 3분기(7~9월) 중 준비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NE가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손본 것이 아니라 전용 플랫폼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최초다. 이 경우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평평하게 깔고 엔진 등 동력 장치를 넣지 않아 실내 공간을 극대화할 수 있다.

    외관은 현대차가 지난해 8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45’와 비슷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시작을 알린 1974년 포니 쿠페를 재해석해내 NE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잇달아 회동한 것도 E-GMP 개발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 ▲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현대차
    ▲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현대차
    현대차는 내년부터 E-GMP를 기반으로 한 NE 출시에 뒤이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전기차, 신형 G80 전기차 등을 차례로 내놓는다.

    배터리 공급 업체로는 LG화학을 선정했다. 엔진 대신 전기모터를 단 신형 G80의 경우 공급자로 SK이노베이션을 낙점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선보일 전기차 차종별로 공급 업체는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현대차는 LG화학 배터리를 주로 탑재했으며, 기아차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많이 써 왔다.

    현대차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로 생긴 위기를 딛고 ‘퀀텀점프(대도약)’해 미래차 시장 주도권을 거머쥘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GMP 개발로 전기차 수익성이 급격하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현대차-제네시스의 ‘투 트랙’ 전략에 힘입어 전기차 출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기차로 개발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1∼3월) 총 2만4116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 폭스바겐그룹 등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16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생산 규모를 56만대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 ▲ 지난해 미국 뉴욕모터쇼에서 공개된 제네시스의 전기차 기반 콘셉트카 민트 콘셉트 ⓒ현대차
    ▲ 지난해 미국 뉴욕모터쇼에서 공개된 제네시스의 전기차 기반 콘셉트카 민트 콘셉트 ⓒ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