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위험노출액 1.2조…분할납입 4조 포함땐 요주의 여신 5.2조원"이자유예연장으로 한계기업 이상신호 감지 못해 은행 부실 커질 것" 우려이자유예 대출에 보증+담보 붙어 있어 부실발생시 원금 전액 손실 안봐
  • ▲ 지난 4월 1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점에서 한 직원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한 소상공인의 대출만기연장 신청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 지난 4월 1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점에서 한 직원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한 소상공인의 대출만기연장 신청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은행권에 대출만기연장과 이자유예조치를 지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에 대한 업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자유예연장으로 한계기업의 이상신호를 감지하지 못해 은행 부실이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이미 2분기에 1조원에 가까운 충당금을 쌓은 은행에게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25일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코로나19 관련 여신 지원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이달 13일까지 만기가 연장된 대출 잔액과 이자 총액은 39조138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만기가 연장된 대출 잔액은 약 35조원, 유예된 이자는 308억원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상 대출만기 등을 오는 9월까지 한시적으로 연장·유예한 데 이어 내년 3월까지 6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은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만기 재연장 이후 대출 부실에 대한 위험이 커질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은 대출만기연장보다 이자유예조치로 인한 리스크가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이자유예 규모는 308억원 정도지만 대출 금리를 평균 2.5%로 가정해 추정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분할납입 유예액 4조원을 감안하면 5조2000억원 정도가 ‘요주의 여신’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요주의 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돼 이자가 들어오지 않는 여신들로,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부실 가능성이 큰 자산을 뜻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자를 못 내는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못하는 한계기업이 될 수 있는데 이자유예를 또 하게 되면 이 같은 한계기업을 걸러내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해 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자납입을 미뤄준 대출에 보증과 담보가 포함됐기 때문에 설령 모든 대출이 부실화하더라도 은행이 원금 전액을 손해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코로나 관련 대출이 모두 부실이 발생할 경우 평균 약 80%의 담보율 감안하면 1조원 내외의 손실이 나는 것인데 은행들은 이미 올 2분기에 9500억원 규모의 코로나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며 “4분기에도 한차례 더 적립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은행권에 아주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