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세계 반도체 구매액 3위… 수요 위축 전망미국 제재 앞두고 재고 확보 영향 8월 반도체價 지탱공급 과잉에 화웨이 제재로 단기적 업황 불확실
  • ▲ ⓒ삼성전자
    ▲ ⓒ삼성전자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본격화하면서 향후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화웨이는 세계 반도체 구매액 3위에 달하는 등 수요 비중이 높은 만큼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여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 및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5일부터 소프트웨어나 장비 등을 사용해 생산된 물품을 화웨이와 자회사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번 제재로 미국 기업의 기술을 조금이라도 활용한 반도체 업체는 미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화웨이에 공급을 할 수 있다. 사실상 금수조치인 셈이다. 

    이에 따라 향후 화웨이는 이동통신 기지국, 서버,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반도체 부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경우 반도체 구매액이 상당한 만큼 단기적으로 업황에 부정적일 것으로 진단한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 반도체 구매액은 208억 달러로 애플(361억 달러)과 삼성전자(334억 달러)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당장 중국의 반도체 수입이 10월 이후 줄어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를 앞두고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지난 8월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집적회로 수입액은 월간 기준으로 사상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수량 측면에서도 사상 최대였던 7월에 이어 높은 수준을 보였다.

    8월 중국의 집적회로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한 311억 달러(약 37조원)로 지난 2018년 9월 이후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다. 수량 역시 작년 가을부터 증가해 올해 7월 469억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화웨이는 일본과 대만 부품 조달처에 9월 중순까지 주문한 부품을 납품을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지난 8월 글로벌 반도체 가격은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을 나타냈다. PC향 범용제품인 DDR4 8Gb D램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3.13 달러로 전월대비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이달부터 화웨이의 구매가 줄면 가격 하락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재고를 축적한 글로벌 기업들이 구매를 미룰 것으로 보여 가격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보고서에서 4분기 서버 D램의 전 분기 대비 가격 하락 폭 전망치를 기존 10~15%에서 13~18%로 조정했다.

    이와 함께 9월 현재 북미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 D램 재고는 6~8주로 정상(4~5주)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한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어 판매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공급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공공과잉이 해소되는 내년 1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