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배달 늘었지만… 수수료 부담도 커져복잡한 배달앱 수수료 체계에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도 배달앱 경쟁에 배달대행비만 올라… 임대료 이은 또다른 부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자영업은 그야말로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폐업률이 크게 늘었고 소득은 크게 약화됐다. 이들은 대부분이 영세한 소상공인이다.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책정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이들의 무거운 마음을 달래기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우리 자영업의 현주소를 짚어봤다.<편집자주>

    “코로나 특수요? 주문량은 늘었지만 실제 돈을 번 것은 주문·배달앱일 겁니다. 원가 구조는 오히려 악화됐어요.”

    경기도 김포지역 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의 말이다. 매장에서 직접 배달원을 고용하는게 아니라 배달을 외주화하면서 배달비용에 대한 부담과 배달, 배달 대행에 대한 비용 부담이 더 커졌다는 푸념이다. 

    그럼에도 배달앱 탈퇴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당장 주문이 끊기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비단 A씨만의 문제는 아니다. 배달음식 시장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는 배달앱은 이젠 외면하기 힘들 정도로 의존도가 커졌다. 

    22일 자영업자 및 배달앱에 따르면 최근 배달음식 시장에서 배달앱은 치열한 경쟁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최근 기본적으로 배달음식을 대상으로 한 시장은 크게 배달주문 시장과 배달대행 시장으로 나눠진다. 이 두 가지를 접목한 쿠팡이츠, 배민라이더스, 요기요플러스 등의 비중도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는 중이다. 

    기본적으로 배달앱에서 상품별로 검색 노출을 달리하는 방식의 복잡한 광고비용이 책정되고 외부결제 수수료 및 주문당 수수료, 배달대행에 대한 배달비가 별도로 책정된다. 이 과정에서 가맹점주가 따져봐야 할 변수는 적지 않다. 

    주문 건수와 주문 금액 등을 고려해 어느 사업자와 손 잡는게 이득인지, 어떤 상품이 이득인지를 따지지 않으면 한달 내내 장사를 하고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배달의민족 ‘올트라콜’ 서비스는 월 8만원만 부과되지만 ‘오픈리스트’는 주문액의 6.8%를 수수료로 받아간다. 두 상품 모두 배달대행비는 별도다. 배달대행 서비스를 포함한 ‘배민라이더스’의 경우 주문액의 11%에 건당 1000원의 비용이 붙는 상품과 주문액의 15%를 받는 상품 중에서 골라야 한다. 

    요기요는 등록비가 없지만 주문건당 12.5%의 수수료를 받아간다. 이 외에도 최상단 광고 노출을 위해서는 자영업자끼리 경매 형태로 입찰을 해야 하고 월정엑제 수수료 상품도 존재한다.

    반면 쿠팡이츠는 점포마다 수수료에 차등이 있지만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면 건당 중개수수료 15%에 배달비 5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중 배달비 3000원을 고객에게 부담시키고 나면 점포에서는 약 2000원을 부담해야한다. 1만원 주문을 받을 경우 점주의 손에 남는 것은 약 6500원 수준.

    이 외에도 고려해야 할 요소는 많다. 이들 대부분이 결제대행 수수료로 금액의 3%를 수수료로 떼고 할인 프로모션 기간과 비용, 각 배달앱 및 배달대행앱에 지불하는 수수료에 대한 부가세, 총 판매에 대한 부가세까지 고려하면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주문금액의 절반이 조금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복수의 사업자에 가입할 경우 따져봐야 할 변수와 기대이익은 일개 자영업자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주문, 배달대행 시장이 커진 만큼 더욱 팍팍해졌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한 자영업자는 “오죽하면 죽써서 개 줬다는 말이 나온다”며 “수수료 장사로 인해 임대료, 원가에 인건비에 더한 또 다른 비용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삼가는 바람에 배달음식 특수가 생겼다고 하지만 정작 과실은 배달앱이 따먹게 된 셈이다. 오히려 배달대행의 라이더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배달대행료가 상승한 것은 배달앱 경쟁의 폐해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 초창기만 하더라도 배달앱에 가입하는 것이 주문을 늘리는 수단이 됐지만 이제는 배달앱에 가입하지 않으면 영업에 타격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또 다른 비용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