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부산역 국제철도역 지정…南北 베이징동계올림픽 함께 가자"능수능란 vs 할말은 한다 vs 동문서답…'철도 3형제' 수장 3인3색 언변 눈길
  • ▲ 남북 철도 연결.ⓒ연합뉴스
    ▲ 남북 철도 연결.ⓒ연합뉴스
    15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철도 분야 국정감사에서 여당이 남북·대륙철도 연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정책적으로 드라이브를 걸려는 모습을 연출했다. 서해 어업지도선에서 실종된 뒤 북한 해역에서 총살당한 해수부 소속 공무원을 둘러싼 국민적 충격과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여당이 남북 협력 카드를 다시 꺼내 보인 셈이다.

    소위 '철도 3형제'로 불리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국가철도공단·㈜에스알(SR) 등 공공기관장들은 3인3색의 언변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와중에… 與, 남북 철도 띄우기

    이날 여당은 남북·대륙철도 연결의 필요성을 띄우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손병석 코레일 사장에게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가입 이후 국제철도화물운송협정(SMGS)과 국제철도여객운송협정(SMPS) 가입 일정을 물은 뒤 "북한이 OSJD 가입에 반대하지 않았으므로 협정 가입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서울·부산역을 국제철도역으로 지정하고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사장이 "국제철도역은 정부 승인사항"이라고 답하자 진 의원은 "코레일이 더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 의원은 "코레일의 '레일크루즈' 해랑이 지금은 근사한 관광열차가 됐지만, 애초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남북 응원단이 해랑을 타고 신의주를 거쳐 베이징에 가려다가 못했다"며 "마침 오는 2022년에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린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 관계가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또 하나의 모멘텀(계기)이 온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우한 폐렴)를 극복하면 남북이 협력하자고 얘기도 하지 않았냐"면서 "동계올림픽까지 1년 남짓 남았다. 내년에 국제역을 지정하고 운행하려면 통관·검역에 관한 여러 조치가 필요한 만큼 정부 방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교흥 의원도 남·북·러 화물열차 시범운행을 거론하며 남북 철도 연결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남·북·러 3국이 오는 12월 화물열차 시범운행을 위한 실무회의를 열 계획이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유라시아 철도 연결은 대한민국 경제와 남북 협력의 근간이 되리라 본다. 정치적 문제를 떠나 잘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 ▲ 국감 출석해 선서하는 철도공공기관장들.ⓒ뉴시스
    ▲ 국감 출석해 선서하는 철도공공기관장들.ⓒ뉴시스
    ◇누구 말발이 센가

    이날 국감에 출석한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답변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차관까지 지낸 관록이 묻어났다. 의원 지적에 능수능란하게 반박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코레일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며 일본 철도가 민영화를 통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고 지적하자 "(흑자와 관련해) 철도 운임 등과 같이 검토해야 한다"고 대응했다. 박 의원이 "(일본의) 철도운임이 조금 높긴 하다"고 인정한 뒤 "관광, 서비스 등의 다양화를 통해 6조원의 지원을 받던 (일본철도) 조직이 4조원의 세금을 내고 있다"고 반격하자 "민영화는 철도 공공성을 고려하고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조오섭 의원이 코레일과 자회사 간 인건비 차이를 언급했을 땐 "자회사의 급여 수준이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는 말씀은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의 직원 1인당 평균임금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보충설명이 필요하다"며 "공사는 평균 근속연수가 17년이 넘지만, 자회사는 7년 밖에 안 되므로 근속연수가 같은 직원을 비교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상균 철도공단 이사장은 '보성~임성리 철도건설 제5공구' 공사에서 불거진 원도급(금호산업)과 하도급(영일만건설) 간 갑질, 공단에 대한 로비 의혹 등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할 말은 다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공단에 대한 금호산업의 설계변경 로비 의혹을 제기하며 질타하자 김 이사장은 "감사실을 통해 조사 중"이라며 선을 긋고 "설계변경과 관련한 내부 문제는 이달 말쯤 결과가 나올 텐데 그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 이사장은 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고양시 덕양구에 신설하려는 향동역 인근에 김 이사장이 75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을 소유하고 있어 직무와 재산상 이해충돌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지금까지 깨끗하게 살아왔다"며 "관련 보도가 나와 당황했으나 권익위원회에 알아보고 사적 이해관계 신고를 해야 한다면 하겠다"고 답했다. 천 의원이 "김 이사장 소유 부지가 향동역과 900여m 떨어져 있어 역세권에 해당한다"며 "(공단의) 출구 위치나 설계 등에 따라 (김 이사장의) 재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공격하자 "1200m 떨어져 있고 기존 화전역과 더 가깝다"고 되받아치기도 했다.

    권태명 SR 사장은 상대적으로 질의가 많지는 않았다. 다만 권 사장은 다소 동문서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직원 할인운임과 관련해 "감사원이 10년 넘게 지적하는 데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SR도 코레일처럼 직원 무임승차를 하는데 근거는 무엇이냐"고 묻자 권 사장은 "출범할 때 주식회사여서 고치는 게 쉽진 않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근거가 무엇이냐고 재차 묻자 권 사장은 "이달에 노조와 임단협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