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당시 10조원이던 매출 387조원으로 급증시켜선진 경영시스템 도입… 도전과 활력 넘치는 기업문화 만들어'인간중시'와 '기술중시' 경영철학 토대로 질 위주 경영 실천
  •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삼성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삼성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향년 7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급성심근경색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6년 만이다.

    탁월한 경영능력과 승부사 기질로 오늘의 '삼성'을 만들어낸 한국의 대표적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이건희 회장이 취임 당시 10조원이었던 삼성의 매출은 2018년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으며, 이익은 2000억원에서 72조원으로 259배 증가했다.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396배 급증했다.

    외형적인 성장 외에도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경영체질을 강화하며 삼성이 내실 면에서도 세계 일류기업의 면모를 갖추도록 했다.

    지난 1993년 이 회장은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경영 전 부문에 걸친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이 회장은 혁신의 출발점을 '인간'으로 보고 '나부터 변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인간미와 도덕성, 예의범절과 에티켓을 삼성의 전 임직원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보고, 양을 중시하던 기존의 경영관행에서 벗어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의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삼성은 1997년 한국경제가 맞은 사상 초유의 IMF 위기와 2009년 금융 위기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다. 2020년 현재 브랜드 가치는 623억달러로 글로벌 5위를 차지했고 스마트폰, TV, 메모리반도체 등 20개 품목에서 월드베스트 상품을 기록하는 등 명실공히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이 회장은 '인간중시'와 '기술중시'를 토대로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하는 '신경영'이라는 경영철학으로 기업을 이끌었다.

    신경영 철학의 핵심은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자기 반성을 통해 변화의 의지를 갖고,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해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경쟁력을 갖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자는 것이다.

    이는 삼성의 경영이념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에 잘 나타나 있다.

    이 회장은 학력과 성별, 직종에 따른 불합리한 인사 차별을 타파하는 열린 인사를 지시했고, 삼성은 이를 받아들여 '공채 학력 제한 폐지'를 선언했다. 삼성은 이때부터 연공 서열식 인사 기조가 아닌 능력급제를 전격 시행했다.

    또 인재 확보와 양성을 기업경영의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인식했으며, 삼성의 임직원들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물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지역전문가, 글로벌 MBA 제도를 도입해 5000명이 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했다. 인재제일의 철학을 바탕으로 '창의적 핵심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하는데도 힘썼다.

    인재 육성과 함께 기술을 경쟁력의 핵심으로 여겨 기술인력을 중용함으로써 기업과 사회의 기술적 저변을 확대했다.

    사업에서는 반도체 산업이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 부합하며, 한국과 세계경제의 미래에 필수적인 산업이라 판단하고 지난 1974년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반도체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1984년 64메가 D램을 개발하고 1992년 이후 20년간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 달성해 2018년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44.3%를 기록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고, 이를 경영의 한 축으로 삼도록 했다. 삼성은 국경과 지역을 초월해 사회적 약자를 돕고 국제 사회의 재난 현장에 구호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기업으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맹인 안내견 등 동물을 활용하는 사회공헌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의 독특한 경영철학은 임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매년 연인원 50만명이 300만 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고아원, 양로원 등의 불우 시설에서 봉사하고 자연환경 보전에 땀 흘리고 있다.

    ■이건희 회장 프로필

    ◇학력

    ▲1961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1965 와세다대학교 경영학 학사
    ▲1966 조지워싱턴대학교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 수료
    ▲2000 서울대학교 명예경영학박사
    ▲2005 고려대학교 명예철학박사
    ▲2010 와세다대학교 명예법학박사

    ◇경력

    ▲1966 동양방송 입사
    ▲1978 삼성물산 부회장
    ▲1979 삼성그룹 부회장
    ▲1982 ~ 1997 대한아마추어레슬링협회 회장
    ▲1987 ~ 1998 삼성그룹 회장
    ▲1996 ~ 2017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1998 ~ 2008 삼성전자 대표이사회장
    ▲2010 삼성전자 회장
    ▲2017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명예위원

    ◇상훈

    ▲미국 Korea Society '밴플릿 어워드' (2006.9월)
    ▲홍콩디자인센터산업기술통상부 공동 주최 디자인 경영자상 (2004.11월)
    ▲프랑스 국가최고훈장 '레종 도뇌르 코망되르' (2004.6월)
    ▲대한민국 국민훈장 무궁화장 (2000.7월)
    ▲IOC 올림픽 훈장 (1991.12월)
    ▲대한민국 체육훈장 청룡장 (1986.12월)
    ▲대한민국 체육훈장 맹호장 (1984.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