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사전예약 불구 판매점 불법보조금 '눈치'이통사, 여야 질타 및 방통위 규제 강화 의식자급제, 온라인몰서 '품절'… 판매 수혜 전망
  • ▲ ⓒSK텔레콤
    ▲ ⓒSK텔레콤
    이동통신 3사가 애플의 신규 스마트폰 '아이폰12' 사전예약을 시작했지만, 대규모 불법보조금을 앞세운 영업활동에는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불법보조금 지급 행위를 두고 여야 질타가 이어진데다 방송통신위원회도 규제 강화 의지를 재차 밝힌 점 등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관련업계에선 자급제 단말기 판매에 보다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5일 찾은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내 휴대폰 집단상가는 평소와 사뭇 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신규 아이폰 출시를 맞아 다수의 방문객이 몰렸지만, 이들의 발길을 잡기 위한 판매점들의 호객행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이달 초까지 이어진 추석 연휴 기간에는 '갤럭시S20', '갤럭시노트20', 'LG벨벳' 등 최신 5G 스마트폰이 0~40만원대에 거래되는 등 수십만원대 불법보조금을 앞세운 호객행위가 활발했지만, 이날 대다수 판매점은 방문객들에게 선뜻 구매를 권유하지 못했다.

    아이폰12 사전예약과 관련해 계산기를 사이에 두고 직원과 방문객 간 은밀한 흥정도 이어졌지만 예상보다 적은 수준의 불법보조금으로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일부 판매점들은 아이폰12 불법보조금에 10만원대 불법보조금 지급을 약속했지만, 대부분은 '아직까지 (불법보조금 수준을) 알 수 없다', '지급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애플의 경우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달리, 이통사에 판매 지원금을 제공하지 않는 만큼 이전 모델에도 대규모 불법보조금이 적용된 사례가 거의 없다"며 "아이폰12 역시 예년과 같이 상황에 따라 10만~20만원대 수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내 휴대폰 집단상가. ⓒ뉴데일리DB
    ▲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내 휴대폰 집단상가. ⓒ뉴데일리DB
    최근 정부와 국회가 이통사의 불법보조금 지급에 대해 잇따라 지적한 점도 이유로 들었다.

    이 관계자는 "아이폰12의 경우 올해 마지막 5G 스마트폰인데다 교체 수요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이통사들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었다"며 "다만 불법보조금 지급 행위를 두고 (정부와 국회에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 국정감사에서는 이통사들의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통사들이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같은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불법보조금을 지급해 얻는 이익이 과징금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통사들이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내면서, 뒤돌아서면 불법보조금을 지시한다"며 "이통사가 방통위를 허수아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통 3사 임원들은 현재 방통위에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제출한 상태이며, 한상혁 방통위원장도 아이폰12 출시에 따른 판매점들의 불법보조금 지급 가능성에 따라 직접 현장을 방문해 살펴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자급제 시장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통상 아이폰의 경우 높은 출고가로 인해 이통사의 가격 혜택이 미미할 경우 자급제 모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아이폰12 자급제 모델을 판매 중인 온라인몰은 지난 23일 사전예약 시작과 함께 1차 물량이 조기 품절된 상태다. 현재 이통 3사가 책정한 아이폰12 공시지원금은 최대 24만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