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상관 없이 반(反)화웨이 기조 이어질 듯화웨이 장비 압박, 28㎓ 대역 기지국 장비 발주 구축 고심"대선 결과 상관 없이 내부 테스트 통해 장비 구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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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 미국 대선이 시작되면서 국내 IT 업계들이 '반(反)화웨이' 기조가 이어질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가 향후 28㎓(기가헤르츠) 대역 기지국 장비 발주 구축에 어떤 선택을 내릴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화웨이를 국가 안보상 수출 금지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동맹국에게 배제 운동을 촉구해 왔다. 이에 EU 등 40개 이상 국가와 50개 이상 통신회사가 화웨이 배제에 동참한 상태다.

    지난달 열린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에서도 미국은 '클린 네트워크'를 강조하며 반화웨이 전선에 한국의 참여를 독촉했다. 클린 네트워크는 5G 통신망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해저 케이블, 클라우드 컴퓨터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미국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중국 기업 제품을 배제하는 정책이다. 

    미 국무부는 화웨이 장비를 쓰지않는 KT와 SK텔레콤을 '깨끗한 통신업체'라고 소개한 반면, 2013년부터 화웨이 장비를 쓰는 LG유플러스의 이름은 포함하지 않았다. 화웨이 배제를 노골적으로 강요하는 트럼프 정부가 다시 정권을 이어가게 될 경우 압박 수위는 더욱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당선이 되더라도 중국과의 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완화될 수는 있어도 미중 무역분쟁 속에 5G 패권을 쥐기 위한 견제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때문에 당선인이 누가 되더라도 화웨이 장비를 쓰는 LG유플러스로서는 미국의 소나기를 피할 수 없는 구조다. 5G 초고주파 대역인 28㎓ 대역 기지국 장비 발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8㎓ 대역은 현재 서비스 중인 3.5㎓ 대역보다 더 높은 고주파 영역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 전송에 용이하다. LG유플러스는 LTE망과 3.5㎓ 대역의 5G망에 화웨이 장비를 채택, 사용 중이다. 

    기존에 구축된 5G 장비를 교체할 경우 조 단위의 교체 비용이 들고 호환성 측면에서 불리하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기존의 화웨이 5G 장비를 쓰는 것이 경제적으로 용이할 수 밖에 없다.

    이에 LG유플러스는 28㎓ 대역 기지국 장비 발주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지 고심하고 있다. 다만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내부 서비스 실증사업을 통해 장비 도입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장비 발주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화웨이 장비를) 호환성 이유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닌 내부적인 테스트를 통해 도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