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가전 매출 4조 돌파… 전년比 12.8% 증가TV도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중심 수요 회복세 뚜렷한국 등 아시아 지역은 에어컨 판매 부진에 역성장
  • ▲ LG전자의 스팀가전인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LG전자
    ▲ LG전자의 스팀가전인 건조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LG전자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주력 제품인 가전과 TV가 북미·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거두며 승승장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 H&A 사업본부의 올 들어 3분기까지 북미 지역 누적 매출은 4조3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8509억원 대비 12.8%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유럽 지역도 13.8% 증가한 1조2121억원을 기록하면서 대표 프리미엄 가전 시장인 북미와 유럽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H&A 사업본부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0.9%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9%p 상승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한 요인은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문화가 이어진 데다 정부지원금으로 펜트업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LG전자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과 ▲식기세척기 ▲건조기 ▲스타일러 ▲워시타워 등 스팀가전으로 차별화된 기술력의 혁신제품을 앞세워 온택트 마케팅을 강화해 판매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안정적 조업률 유지와 체계화된 공급망 관리도 호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건강, 위생, 안심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LG전자의 스팀 가전도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HE 사업본부도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2조3175억원, 2조31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7.9% 증가했다. 프리미엄 시장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OLED,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 매출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을 이룬 것이다.

    TV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외출 활동을 자제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데다 글로벌 경기가 얼어붙었던 올 상반기 억눌렸던 수요가 하반기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6205만대로, 분기별 출하량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 4분기 북미 시장에서 OLED TV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옴디아는 이같은 프리미엄 TV 수요 증가에 힘입어 4분기 OLED TV의 글로벌 출하량이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북미 시장의 TV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레이노사 공장의 TV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려 가동하고 있다.

    이왕진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2차 확산 등으로 지속되는 재택 환경과 미국의 주택시장 호황으로 인해 프리미엄 가전, TV 중심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해외 프리미엄 제품의 선호도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H&A와 HE사업부의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북미, 유럽과 함께 LG전자의 대표 시장인 한국 매출은 줄었다. H&A 사업본부의 3분기 누적 한국 매출은 5조4144억원, HE 사업본부는 80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8.5% 감소했다. 이 외에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에서는 매출이 줄었다.

    업계에서는 한국에서의 가전 매출이 감소한 요인으로 올 여름 날씨가 예상보다 무덥지 않아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LG전자의 3분기 누적 에어컨 생산수량은 711만대로, 전년 동기 808만대 대비 12.1%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에는 글로벌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미국은 생활가전 수요가 2분기부터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이는 한국 시장도 마찬가지이지만 펜트업 수요가 미국에서 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