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악사손보 노조, 매각 과정 투명성 요구 한화생명 노조, 31일과 내달 4일 경고파업 돌입삼성화재·KB손보도 노사 갈등 심화"충돌 격화에 따른 시장 혼란 우려"
  • ▲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한화생명보험노동조합이 지난 18일 오후 2시 여의도 한화금융센터 앞에서 한화생명 물적분할 저지 총력투쟁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제공
    ▲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한화생명보험노동조합이 지난 18일 오후 2시 여의도 한화금융센터 앞에서 한화생명 물적분할 저지 총력투쟁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제공

    보험업계가 제판분리 및 M&A 등 위기극복 진행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내년 정부의 각종 규제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위축 등으로 보험사들의 허리띠 졸라메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노사간 충돌이 악화될 전망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KDB생명보험지부는 지난 29일 모든 직원들에 대한 고용 안정 보장을 요구했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사모펀드(PEF)인 JC파트너스와 주식매매 계약에 관련 요구를 공식화한 것이다.

    KDB생명보험지부는 "KDB산업은행이 실체를 알 수 없는 JC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에 KDB생명을 헐값에 넘기려 하고 있다"며 "KDB생명의 미래가 담보될 수 있는 매각을 추진하고, 전 조직원에게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이대로 매각이 진행된되면 노조는 온몸으로 매각반대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올해 매물로 나온 악사손해보험의 노조들도 사측의 '깜깜이'식 매각 움직임을 단단히 벼르고 있는 눈치다.

    악사손해보험 노조 측은 지난 9월 예비입찰 움직임이 일자 "예비입찰에 이르는 과정에서 경영진 누구도 직원들에게 일언반구조차 없다"면서 "회사 성장에 기여한 직원들의 노고를 무시한채 높은 금액에만 팔고 나가려는 글로벌 자본에게 고용과 미래를 맡겨둘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당 예비입찰엔 교보생명만이 참여했으나, 아직까지도 본입찰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서 사모펀드들의 추가 참전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먹튀 논란이 지속돼왔던 사모펀드들이기에 노조 측의 추가 반발 움직임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자회사형 '판매대리점(GA)'에 대한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생명 노조는 GA 설립을 반대는 경고파업을 오는 31일과 내달 4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18일 임시 이사회에서 영업조직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형 GA를 세우고 전속설계사들의 이동을 확정했다. 이에 노조는 제판분리가 결국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GA 설립을 저지하고 있다.

    삼성화재 노사 역시 최근 GA설계매니저 특수고용직 전환 놓고 갈등에 휩싸였다.

    삼성화재 노조는 사측에서 GA법인대리점 가입설계지원업무를 전담하는 계약직과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특수고용직 계약관계로의 전환을 강요하고, 직무전환을 거부하는 노동자들에게 사실상 자진퇴사를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삼성화재 측에서 새로운 근로 관계 전환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 130여명과 기간제 노동자 400여명 등 총 530여명으로 알려졌다.

    KB손해보험 노조는 최근 GA프런티어 지점장 제도를 두고 "지점장 대상자들에게 부당전보를 통한 희망퇴직을 유도하고 있다"며 사측과 대립각을 이어나가고 있다.

    GA프런티어 지점장 제도는 정규직 직원을 개인사업자 형태인 위촉직으로 바꾼 뒤 대리점을 맡기는 제도다.

    노조 측은 사측이 3년 이상 지점장을 지낸 경력자 약 15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공고를 보냈는데 이는 희망퇴직을 유도하려는 시도라며, 연령을 고려하지 않고 경험이 없는 업무로 배치한다거나 집과 멀리 떨어진 근무지로 발령하는 등 GA프런티어 지점장 신청을 강제하고 있다 주장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내년 노사간 충돌 움직임의 확산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2021년 수입보험료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내년 보험사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해 '제판분리·M&A' 등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수입보험료는 보험 가입자가 낸 총 보험료 합계로, 제조업 매출액에 해당되는 수치다. 보험연구원은 내년 보험업계 수입보험료가 1.7%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속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경영난이 지속, 내년 고용전환을 놓고 노사간 충돌이 격화돼 시장의 혼란이 일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