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회복 속 향후 5년간 연평균 7% 성장PC·스마트폰·서버 등 타 수요처 집중 속 '공급부족'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ADAS 등 2026년 676억弗 규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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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 친환경차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도 성장세가 점쳐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제조사들이 수요가 견조했던 타 산업용 반도체 생산에 주력하면서 일시적 수급 불균형 현상까지 일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간 400억 달러 규모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자동차의 친환경·전장화가 가속화되면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통합제어시스템 DCU·전기차용 위주로 향후 5년간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10% 수준으로 추정된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공급부족이 야기되는 상황이다. 

    신종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및 재고를 모두 줄였던 완성차들이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재차 재고축적과 생산증가에 나선데 반해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반도체 회사들은 PC·스마트폰·서버 등 타 수요처로부터의 수요 대응에 더 집중하면서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마진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늘린 유인이 적어 공급계획 상 후순위로 둘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친환경차 전환은 향수 수익 개선을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성장 동력은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전기 파워트레인 등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연평균 7% 성장하여 2026년에 676억 달러의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KPMG는 연평균 6%~7% 성장하면서 2040년 1500~2000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의 고급화에 따른 ADAS 탑재율 상승과 자율주행 고도화에 따른 카메라·레이더·라이다의 탑재수 증가로 ADAS용 반도체의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차량제어·인포테인먼트 분야는 차량 고도화에 따른 반도체 소요량 증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에 비중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차량당 반도체 사용금액도 증가가 점쳐진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약 5%의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향후 5년간 증가율은 연간 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의 친환경화·전장화가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내 전장시스템의 채택비중이 상승함에 따라 차량당 반도체 소요량도 동반 증가하기 때문이다.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에는 반도체 사용금액이 92% 증가하고, 자율주행 단계별로는 기존 2단계자율주행에서 2.5단계 이상으로 올라갈 때 85% 증가하며, 4단계 이상으로 올라가면 추
    가적으로 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중에 D램보다 낸드플래시 수요가 더욱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제조사들이 이런 완성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반도체 업계에서 차지하는 수익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불규칙적인 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단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은 지속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로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은 2020년 4분기 기준 3%로 높지 않다. TSMC의 입장에서는 2018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2년 넘는 기간 동안 완성차 수요가 양호하지 못해 차량용 반도체 제조설비 증설에 소극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TSMC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우선 순위를 둔다고 언급했지만 가동률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 팹리스 고객사들로부터 수주가 견조해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증권은 "수요가 견조하게 늘어나는데 비해 공급부족이 해결되려면 8인치 웨이퍼 공정용 생산라인이 늘어나야 하는데, 반도체 업체들 입장에서는 12인치 웨이퍼보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8인치 및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생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으로도 수급은 타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