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아이폰12 흥행 실적 큰 폭 개선올 대형 OLED도 성장 기대감 높아BOE 등 중국 패널업체 OLED 성장 더뎌
  • ▲ 자료사진. ⓒLG디스플레이
    ▲ 자료사진. ⓒLG디스플레이
    삼성과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12 흥행에 힘입어 나란히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는 대형 OLED 분야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LCD 시장을 점령한 중국 패널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분쟁 등 여파로 OLED 투자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30조9500억원, 영업이익 2조2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1.8% 증가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에만 1조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95% 급증했다. 스마트폰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든 데다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며 실적이 대폭 개선된 것이다.

    실제 애플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114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분기 매출액 1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의 주력 상품인 아이폰 매출은 65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2% 늘었다. 2019년 아이폰11 시리즈 판매량이 예상을 넘어서며 호실적을 올렸는데 이를 20% 가까이 넘어선 것이다.

    애플은 통상 매년 9월 아이폰 새 모델을 공개했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10월에 아이폰12를 발표하면서 4분기에 실적이 집중된 영향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고객사로 두며 중소형 OLED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4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매출 비중은 80% 중반을 차지했으며, OLED 판매량은 50% 이상 성장했다.

    아이폰11 시리즈부터 애플에 OLED를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아이폰 흥행 덕에 2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4조2301억원, 영업적자 2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대폭 줄였다. 4분기에만 영업이익 6855억원을 달성해 2개 분기 연속 흑자전환하며 체질개선에 시동을 켰다. 광저우 OLED 공장 생산 본격화에 따른 OLED TV용 패널 판매 확대와 P-OLED 사업의 안정적인 운영기반이 맞물리며 나타낸 성과다.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P-OLED에 대한 품질 안정성과 수율, 가격 측면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캐파를 풀로 돌리는 상황도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고객 신뢰감을 확보할 수 있었던 중요한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중소형 OLED 시장은 삼성과 LG 등 국내 업체들이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대형 OLED에서도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대형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부터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양산에 돌입하면서 올해 의미있는 판매량 증가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대형 OLED 판매 목표치를 800만대로 잡았다. 지난해 판매량이 400만대 중반 수준이던 것을 감안하면 약 2배 증가하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올해부터 QD 디스플레이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대형 OLED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초기 3만장 규모로 가동을 시작해 65인치 이상 초대형 QD 디스플레이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7월 'QD 설비 반입식'을 열며 8.5세대 증착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설비 셋업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 등 TV 제조사에 시제품을 보내는 등 고객사 확보에도 총력을 가하고 있다.

    반면 중국 패널업체들의 OLED 개발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것으로 보인다. LCD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중국업체들은 OLED 분야로 확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BOE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힘을 잃으면서 중소형 OLED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던 BOE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유비리서치는 "OLED 대량 구매를 기대하게 만들었던 화웨이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의 성장이 당분간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BOE는 최근 애플로부터 OLED 공급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올해 공급하는 물량은 극히 소규모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 BOE 등 중국 주요 패널 업체들의 대규모 설비투자 시점이 비슷한 시기에 몰렸던 것과 대조적으로, 올해 중국 OLED 투자는 전년 대비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BOE의 2019년 1분기 AMOLED 패널 수율은 30%에 불과했고, 지난해 3분기에도 70%에 불과했다. 비전옥스, 티안마 등 중국 업체들도 대체로 약 60~70%의 수율을 나타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AMOLED 수율은 2019년에 이미 90%를 넘어섰다.

    중국 내에서도 BOE의 OLED 경쟁력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전문 매체 오프위크(OFweek)는 "BOE는 베이징, 허페이, 청두, 충칭 및 기타 지역의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과 일본의 패널 업체들을 물리치고 세계 LCD 패널 분야의 패권을 거머쥐게 됐다"며 "LCD 분야 지구전에서는 버텨서 승자의 자리에 오른 BOE가 과연 OLED 분야의 추격전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AMOLED 생산라인은 대부분 2009~2013년에 완공됐고, 일부 생산라인의 감가상각은 최근 2년 안에 끝날 예정"이라며 "이는 이 두 회사의 이익률을 약 15%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불러일으켜 중국 업체보다 더 많은 경쟁 우위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