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에 데이터보호 규약 정보 제출 요구카카오-넷마블-크래프톤 등 지분 보유 및 투자反화웨이 기류, 삼성전자-하이닉스 반도체 판매 중단LG유플 5G 장비 배제 압박 속 대응책 마련 골몰
  • ▲ 중국 텐센트 사옥. ⓒ텐센트 홈페이지
    ▲ 중국 텐센트 사옥. ⓒ텐센트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대표적 통신 업체인 '화웨이'에 이어 정보기술(IT) 업체 '텐센트'까지 압박에 나섰다. 미중 갈등이 IT 시장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들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마른침을 삼키고 있다.

    2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최근 텐센트가 투자한 미국 내 게임회사들에 데이터보호 규약에 대한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외국 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와 관련해 국가 안보 영향을 검토한다.

    텐센트는 미국 주요 게임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의 지분 93%를 인수했으며, 포트나이트 등을 출시한 '에픽게임즈'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텐센트는 국내에서 카카오(6.49%), 넷마블(17.55%), 크래프톤(13.2%)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계의 큰 손이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500억원), 4:33(1300억원) 등 중견 게임사에도 대규모 지분투자를 진행하며 입지를 넓힌 바 있다.

    미국의 칼끝이 중국 IT 공룡인 텐센트로 향하면서 이와 연관된 국내 ICT 기업들은 노심초사하는 형국이다. 특히 게임사와 밀접한 교류가 이어왔다는 점에서 자칫 불똥이 튈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한국 게임 산업의 수출액 규모는 전년 대비 8.2% 증가한 64억 1149만달러(7조 546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수출액 비중은 30.8%로 가장 큰 수출 국가에 속한다. 미국이 텐센트와의 갈등이 장기전으로 확산될 경우 게임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미국이 반(反) 화웨이 압박을 펼쳤을 당시에도 화웨이 장비를 쓰는 국내 통신사 LG유플러스에게 쓰지 말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최근 진행된 제5차 한미 정보통신기술(ICT) 정책포럼에서도 미 국무부는 우리 정부에 5G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5G 클린 패스(Clean Path)' 기조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부터 4G LTE 전국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해 사용 중이며, 교체할 경우 비용만 수조원에 달해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에 하반기 새롭게 구축할 28㎓ 대역에 화웨이 5G 장비 발주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반도체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생산한 반도체에 대해서는 미 상무부의 사전 허가 없이 화웨이에 팔 수 없도록 했다. 이에 15일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화웨이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관련 부품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관련 업계는 이 같은 선례를 감안했을 때 텐센트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단순한 헤프닝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미 상무부는 20일부터 텐센트가 소유하고 있는 메시징 앱 '위챗'을 사용 금지한 상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텐센트와의 관계가 막히면 중국의 게임 퍼블리싱 사업도 막히게 된다"면서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 관계에 얽힌 국내 ICT 기업들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