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말 개소 홍대 센터 이달말 정리국내 유일 직영 센터 접고, 60여 위탁센터 통합 운영'외산폰 무덤' 韓서 발 빼는 화웨이… 美 제재 영향도 한 몫
  • 화웨이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 곳을 두고 운영하던 직영 서비스센터를 철수한다. 한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며 4년 전 문을 연 곳이다. 외산폰이 좀처럼 자리잡기 어렵다는 한국시장에서 결국 후퇴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강력한 화웨이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도 적잖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운영하고 있던 직영 서비스센터를 이달 말까지 정리한다. 이미 화웨이 IT기기 수리와 관련된 고객 서비스는 인근 'TGS 용산센터'로 이관해 운영하고 있고 현재는 센터 정리를 위한 마무리 작업만 진행하고 있다.

    홍대센터가 정리되면 화웨이는 모든 서비스센터 업무를 위탁으로 운영하게 된다. 이미 홍대 직영점을 제외한 전국 서비스센터를 TG삼보서비스(TGS)와 동부대우전자서비스를 통해 운영했는데 이번에 유일한 직영점이 사라지면서 완전한 위탁 서비스센터 체제로 전환하게 되는 셈이다.

    화웨이가 국내 하나뿐인 홍대센터를 접는 것은 단순히 자체적인 사후관리 서비스를 끝낸다는 의미가 아니다. 홍대센터는 화웨이 본사에서 직접 제품 교육을 이수한 전문가가 AS를 맡았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한국시장의 플래그십 매장과 같은 역할도 맡았었다. 국내에선 수요가 다소 떨어지는 스마트폰 외에 비교적 많은 유저들이 있는 태블릿PC 신제품 등을 홍대센터에서 전시, 판매하기도 했다.
  • ▲ 화웨이 홍대 직영 서비스센터 내부 전경 ⓒ화웨이
    ▲ 화웨이 홍대 직영 서비스센터 내부 전경 ⓒ화웨이
    이처럼 사실상 화웨이의 한국시장 전진기지 역할을 했던 홍대 직영 서비스센터가 사라지게 되면서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한국시장에서 글로벌 순위를 다투는 화웨이 마저 두 손을 들었다는 평가다.

    특히 화웨이가 지난 4년 동안 한국시장에서 AS센터를 확대하며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냈던 것에 비하면 향후 한국에서의 사업 범위를 더 줄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화웨이는 국내에서 위탁형식으로 서비스센터를 운영해오다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AS에 공을 들이며 40여개의 센터를 전국 60여 곳으로 대폭 확대했고 무상 택배를 통한 접수도 시작하며 고객 관리에 힘을 쏟았다.

    그러다 지난 2016년 말에는 직접 홍대 직영 서비스센터를 오픈하며 한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앞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시장에 진출해 존재감이 없었던 화웨이가 처음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시작한 시점도 이때쯤이다. 프리미엄폰 선호도가 높은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겠다는 신호탄 중 하나로 직영 서비스센터 1호점을 연 셈이다.

    하지만 지난 2018년 KT를 통해 출시한 비와이폰3를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살 수 있는 화웨이폰은 자취를 감췄다. 이후 온라인을 통한 자급제폰 시장에 진출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호도는 높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시장 공략에 설상가상으로 미국이 화웨이에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화웨이폰에 구글의 안드로이드OS(운영체제) 기술 지원이 끊기게 되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곳곳에서 판매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화웨이가 한국처럼 공략에 성공하지 못한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몸집을 줄이는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단 하나 운영하던 직영 서비스센터를 정리하는 작업이지만 화웨이가 국내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과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업 전반이 위기를 맞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며 "향후에도 국내시장에서 화웨이의 존재감은 더 작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