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카드승인액 2.0%↓…작년 3·4월이후 처음 두달째 감소취업자 감소 100만명 육박…1998년 12월이후 최대폭 줄어코로나 재확산에 소비지표 부진 계속…수출 11.4% 증가
  • ▲ 한산한 거리.ⓒ연합뉴스
    ▲ 한산한 거리.ⓒ연합뉴스
    정부가 8개월 연속으로 우리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회복세가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내수 부진과 참사에 가까운 고용지표 악화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내수의 경우 지난해 12월 국내 카드 승인액이 8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선 이후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19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회복세 등에 힘입어 제조업·투자가 개선됐으나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 영향으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 위축이 이어지고 고용지표가 크게 둔화했다"며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6월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경기 반등의 여지를 뒀다가 수출과 생산에서 내림세가 나타난 7월부터 '실물경제 불확실성'을 언급한 후로 8개월째 불확실성이 확대되거나 지속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주요국 실물지표 개선세가 다소 약화했으나 최근 글로벌 확산세 둔화, 백신 접종 확대, 주요국 대규모 경기부양책 추진 등으로 경제회복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계층 추가 지원과 사각지대 보강, 고용시장 안정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그린북.ⓒ연합뉴스
    ▲ 그린북.ⓒ연합뉴스
    주요 지표를 보면 내수가 여전히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소비지표 중 1월 국내 카드 승인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다. 지난해 12월(-3.9%)에 이어 두달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했던 지난해 3월(-4.3%), 4월(-5.7%) 두달 연속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백화점 매출액은 6.7% 줄었다. 지난해 12월(-14.1%)보다 감소 폭은 축소됐다. 할인점은 지난해 12월 1.7% 증가에서 지난달 12.4% 감소로 돌아섰다. '집콕' 생활 여파로 온라인 매출액은 18.1% 증가했다. 이는 음식점업 등 대면 서비스업은 타격을 받았다는 방증이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20.9% 늘었다. 지난해 12월(-8.4%)보다 개선됐다. 소비자심리지수(CSI)도 95.4로 전달(91.2)보다 올랐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1년 전보다 98.5% 감소했다.
  • ▲ 암울한 고용시장.ⓒ연합뉴스
    ▲ 암울한 고용시장.ⓒ연합뉴스
    고용지표도 어둡다.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581만8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98만2000명(-3.7%) 급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128만3000명)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코로나19발 고용 한파에 연말 정년퇴직자와 계약 만료자 등 노동시장 이탈자가 쏟아지는 계절적 요인, 기저효과까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수출은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1월 수출은 정보기술(IT) 수출 개선과 조업일 증가(1일) 등으로 1년 전보다 11.4% 늘었다. 하루평균 수출액은 21억3000만 달러로 1년 전(20억 달러)보다 6.5% 증가했다.

    1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오름세가 확대하며 지난해보다 0.6% 올랐다. 대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0.9% 상승에 그쳤다. 두달 연속 1%를 밑돌았다.

    기재부는 1월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선 "경기회복 기대감과 글로벌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주가와 환율이 상승했다"며 "국고채 금리는 글로벌 금리 상승과 국고채 수급 부담 우려 등으로 중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진단했다.